[TF이슈] 北 ICBM 공개에 美 "괴물 만들어" vs 韓 "수위조절"
입력: 2020.10.12 15:13 / 수정: 2020.10.12 15:13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1축(양쪽 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모습을 나타낸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11축(양쪽 바퀴 22개)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노동신문

다탄두 탑재형 '화성 16호' 가능성

[더팩트ㅣ통일부=박재우 기자]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에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공개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북한의 ICBM 공개를 두고 미국 일각에선 북한 비핵화 실패로 인한 '괴물'이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했고, 북한이 수위조절을 했다는 평가로 갈리고 있다.

북한은 당시 열병식에서 새로운 형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11축에 22륜(바퀴 22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했다. 공식적인 명칭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화성-15형(2017년 발사)을 개량한 '화성-16형(가칭)'으로 불리고 있다.

화성-15형(21m)을 실은 TEL은 9축에 18륜(바퀴 18개)이었지만, 11축에 22륜 TEL에 실린 것으로 추측해 봤을 때 길이는 23~24m 수준으로 판단된다. 탄두부 길이가 길어진 만큼 '다탄두 탑재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경우 이론상 미국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 타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선 북한의 신형 ICBM 공개를 두고 '괴물을 만들었다는 등' 북한 비핵화 외교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분석이 나왔다. 멜리사 해넘 미 스탠퍼드 대학교 열린핵네트워크 연구원은 '로이터 통신'에 "이 미사일은 괴물"이라며 "액체 연료이며 매우 거대한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을 탑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신형 ICBM은 아직 시험 비행을 하지 않았지만 "거리가 더 늘어나고, 더 강력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과 핵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왔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ICBM 발사나 적어도 SLBM 발사를 감행할 거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어 이 보다는 수위가 낮다는 평가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ICBM 발사나 적어도 SLBM 발사를 감행할 거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어 이 보다는 수위가 낮다는 평가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을 방송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반면, 국내에선 북한이 ICBM 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위조절'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북한은 톱다운 방식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 도발보다는 과시를 선택한 것으로 봤다.

앞서,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ICBM 발사나 적어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감행할 거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어 이보다는 수위가 낮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12월 31일 당 중앙위원회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멀지 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예상에서 벗어난 것은 없다"면서 "신형 ICBM 과 신형 SLBM 공개가 예상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과 선제공격하지 않겠다고 말해 수위조절은 했다"면서도 "하지만, 비핵화에 대한 언급은 없고 사실상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신형 ICBM공개에 불같이 화를 냈다는 주장도 나왔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을 비롯한 1백여 장의 사진을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노동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신형 ICBM공개에 불같이 화를 냈다는 주장도 나왔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을 비롯한 1백여 장의 사진을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노동신문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도 12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북한이 지난해 당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가 있다"면서 "자신들의 약속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열병식에서 ICBM이나 또 자신들이 약속했던 전략무기를 선보이지 않았을 경우 차기 미 행정부에서 대외정책을 구상할 때 북한문제가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재선이 되든, 아니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든 새로운 행정부와 북미 간의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카드로 사용하기 위해서 이번에 전략무기들을 대거 선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신형 ICBM공개에 불같이 화를 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VOX) 알렉스 워드 외교안보 전문기자가 이를 들었다고 트위터를 통해 언급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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