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새벽 같은 카드가 '서초·수원·천안'에서 결제
입력: 2020.10.12 10:17 / 수정: 2020.10.12 10:17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업무추진비를 분석한 결과 방만하고 허술하게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카드가 충남 천안, 경기 수원, 서울 서초구에서 연속 사용된 사례도 있었다. /박수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업무추진비를 분석한 결과 방만하고 허술하게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카드가 충남 천안, 경기 수원, 서울 서초구에서 연속 사용된 사례도 있었다. /박수영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박수영 "선관위 업무추진비 방만 사용…총체적 부실"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업무추진비(업추비)가 새벽 시간 같은 카드로 서울 서초구, 경기 수원, 충남 천안에서 결제되는 등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선관위가 제출한 업추비 내역을 공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업추비 세부내역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선관위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적이고 공정한 업무 수행'을 이유로 국회에 업추비 내역을 제출하지 않았었다.

박 의원이 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는 2016년부터 2020년 9월까지 상임위원, 사무총장(국무위원급), 사무차장(차관급)과 실·국장 등 16개 임원직의 업추비 세부내역이다. 박 의원은 "자료를 분석해보니 그동안 선관위가 업무추진비를 상당히 방만하고 허술하게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해당 기간에 임원진의 업추비 사용 건수는 2911건, 총액은 약 6억 3천만 원으로 나타났다. 그중 차관급 이상인 상임위원, 사무총장, 사무차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건수는 842건, 사용액은 약 2억 4000만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위원장과 다른 위원들은 비상임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업추비를 사용하지 않는다.

박 의원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선관위는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의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 지침과 정부부처의 통상적인 관행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재부의 지침에는 (1)법정공휴일 및 토·일요일 (2)관할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 (3)비정상시간대(23시 이후 심야시간대 등) 사용 (4)업무를 위해 주류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업종에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사용의 불가피성을 입증해야만 한다.

선관위가 업추비를 공휴일과 주말에 사용한 건수는 총 191건, 금액은 약 38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국장이 33건으로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으며 사무총장이 약 1285만 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지 외 사용 건수는 상임위원이 181건, 사무총장이 286건, 사무차장이 211건으로 총 10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금액은 3억 원을 훌쩍 넘었다. 밤 22시부터 아침 8시 전까지 사용한 건수는 129건, 금액은 약 2748만 원이었다.

기재부 지침에는 23시 이후로 규정되어 있으나, 공무원들이 관례적으로 업추비 카드를 사용하는 마지노선인 22시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또한 기타 일반 음식점업으로 되어 있지만, 주류 판매가 주목적이라 할 수 있는 이자카야 등에서 사용한 내역도 발견되는 등 전반적으로 방만하게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심야시간 사용(22시 ~ 8시) 건수 및 금액(원). /박수영 의원실 제공
심야시간 사용(22시 ~ 8시) 건수 및 금액(원). /박수영 의원실 제공

게다가 선관위는 업추비 50만 원 이상을 사용하는 경우에 대상자의 소속 및 성명을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지침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에서 건당 50만 원 이상 사용한 건수는 155건, 금액은 약 1억 3300만 원이었다. 한 번에 사용한 최고금액은 219만 3000원이었으며, 100만 원 이상 사용한 사례도 38건, 약 5500만 원으로 매우 많았다. 문제는 지침과는 다르게 대상자가 매우 불분명하게 적혀 있고, 대상자가 아예 기재되지 않은 것도 28건에 달했다.

또한, 선관위 고위직 공직자가 ‘위원회 주요업무 설명 및 협조요청 업무협의회’ 명목으로 새벽 1시 26분에 사용한 서울 서초구 소재 A음식점에 확인한 결과 밤 10시까지만 운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카드가 충남 천안, 경기 수원, 서울 서초구에서 연속 사용된 사례도 있었다. 오후 1시 9분에 경기 수원, 1시 22분에 충남 천안, 1시 24분에 서울 서초에서 결제가 되었는데 모두 동일한 카드였다.

박 의원은 "선관위가 업추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한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방만한 사용과 허술한 관리로 인한 총체적인 부실을 보여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관리하는 선관위는 최고의 중립성, 독립성, 공정성을 담보해야 하는 헌법기관"이라며, "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할 세부지침과 개혁방안을 마련해 방만한 운용을 바로 잡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선관위는 올해 61억 6500만 원을 포함하여, 5년간 264억 8400만 원을 업추비 예산으로 편성하여 사용하였다. 상임위원, 사무총장, 사무차장의 업무추진비 카드 한도는 설정되어 있지 않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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