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당정청 '남녘동포', 野 'ICBM' 집중…엇갈린 해석
입력: 2020.10.11 20:24 / 수정: 2020.10.11 20:2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과시하면서도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데 대해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과시하면서도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데 대해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ICBM 과시하며 화해 메시지…여야 '설전'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과시하면서도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데 대해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당·정·청은 '남녘동포'에 주목한 데 비해 국민의힘은 ICBM에 날을 세웠다.

청와대는 11일 오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하면서 향후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관계부처들이 조율된 입장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상호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여러 합의사항들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에 공개된 새로운 무기체계들의 전략적 의미와 세부사항에 대해 계속 분석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 빨리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외교부도 "북한이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 복원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점에 주목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종전선언과 동북아방역보건협력체 구상 제안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남북미 정상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 평양 공동선언, 싱가포르 공동성명 상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실질적 진전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북한이 대화에 조속히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과시하면서도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데 대해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과시하면서도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데 대해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민주당도 화해의 메시지에 주목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보건위기가 끝나고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례적인 발언"이라며 "멈춰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겠다는 우리의 의지에 화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다시 두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며 남녘 동포들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고 바라봤다.

또 "(ICBM 공개로) 객관적으로는 미국 본토가 북한 미사일의 공격대상에 노출된 것"이라면서도 "이는 왜 시급히 남북미 간의 대화가 필요한지를 시사한다. 결국 북핵 문제는 북미관계 정상화와 종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과시하면서도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데 대해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방송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과시하면서도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데 대해 여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후 방송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반면 야당은 북한의 무력 과시에 주목해 정부 비판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도 단 한마디 직접 사과 없이 김정은은 총살 책임자를 원수로 승격시키고 기습적으로 신형 전략무기 퍼레이드에 나섰다"며 "'빚 많아 월북'이라며 돌아가신 분에 낙인을 찍으면서까지 고수하려 했던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에 김정은은 '핵 전략무기'로 화답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으로서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북한에 우리 정부는 또다시 뒤통수를 맞았다"며 "우리 국민의 억울한 죽음에 김정은은 환한 미소와 함께 악수와 비수를 함께 들이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습적인 열병식과 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군사력 행진을 바라보며 미소짓는 김정은의 웃음에선 일말의 죄책감도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사죄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결국 김정은은 지난해 말 언급한 대로 새로운 전략무기를 내놓고 말았다"며 "북한은 ICBM을 그대로 발사할 수 있는 차량과 확장된 미사일 몸체와 탄두 부분을 공개, 미국을 향한 발사 시간 단축과 워싱턴과 뉴욕을 동시에 핵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음을 보여줬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이어 "김정은은 지금 남쪽을 향해서는 화해의 손길을, 미국에는 신형 전략 핵무기를 내밀었다"며 "이번 열병식은 북한의 '우리 민족끼리'와 '한미 동맹'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할지 우리 정부를 더욱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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