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사람이 먼저라던 대통령은 어디 딴 데로 간 듯"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 씨의 아들 편지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에 "대변인이 영혼 없는 답변만 내놓은 느낌이다. 유가족의 아픔을 돌보지 못하는 메마른 감수성 수준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A 씨 아들 편지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글이었다. 졸지에 아버지를 잃고 범죄자의 아들이 되어버린 아이의 불안함과 두려움이 느껴지는 편지로 끝까지 읽기 어려웠다. 대통령이 이 편지를 제대로 읽어봤는지 상당히 의문스럽다. 사람이 먼저라며 국민 아픔 보듬겠다던 대통령이 어디 딴 데로 가 계시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문 대통령의) 성의 없는 태도에 유족,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차라리 답변을 안 하는 게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이 A 씨 아들에게 편집 답장을 하겠다고 했는데, 아이들이 기다린 것은 대통령의 대통령다운 행동을 보여주길 바란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상 밝히고 국민에 사죄하고 북한에 책임을 당당하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문 대통령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했나'라는 피해자 아들의 절규에 마음이 아프다는 감성적 대응만 하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유체이탈식 감성팔이가 아니라 국민을 못 구한 것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진실규명"이라고 꼬집었다.

이 의장은 또 "왜 구조하지 못했는지, 왜 구조하지 않았는지, 왜 단순 실종자가 자진 월북자로 둔갑했는지, '잘못은 없지만 미안하다'는 김정은 한마디에 왜 사건을 종결하려 하는지 정부는 낱낱이 밝혀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책임 있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자세"라며 "사건의 실체는 오리무중인데 정부여당은 은폐·축소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이제 진실규명의 유일한 길은 국정조사임이 분명해졌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진실규명을 원하는 국민 요구를 조속히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고등학생인 A 씨의 아들은 지난 6일 문 대통령에 보낸 손편지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빠와) 통화를 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되면서 매스컴과 기사에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문 대통령을 향해 "지금 저희가 겪는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며 "아빠가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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