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가 국내에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태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하고 있는 모습. /국회=이새롬 기자 |
"딸이 북한으로 끌려가 있는 특수한 상황"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주영국 북한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로마에서 잠적한 북한의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가 국내에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는 데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양에 있는 딸의 안위를 위해 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7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나 같은 경우도 생년월일을 다 새로 해 북한이 찾지 못하게 했다. 북한의 테러 등 위협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정부에서 많은 노력을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지난 2018년 11월 로마에서 잠적한 북한의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국내로 입국해 정착한 사실이 파악됐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대사는 작년 7월 한국에 입국해서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썼다.
태 의원은 기자들에게 "딸이 북한으로 끌려가 있는 특수한 상황"이라며 "조성길 부부의 소재가 어디냐에 따라 북한에 있는 친척들과 혈육에 대한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언론도 이 문제를 유의해서 인도적 견지에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대사대리가 북한 대사관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딸을 데려오지 못했고, 북한은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즉시 대사관 직원을 시켜 그의 딸을 평양으로 강제로 귀환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은 아버지로서 자녀에 대한 안위"라며 "모든 것은 조성길 본인과 북한에 두고 온 자녀의 안위를 생각하는 차원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된 탈북 외교관들의 북한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불이익 중 가장 가혹한 처벌은 지방으로의 추방"이라며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등의 극단적인 처벌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절자, 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정부가 설명을 한다면 그가 한국에 왔다는 사실이 고착되지 않을까"라며 "조성길 본인의 입장에서 이 문제는 가급적으로 공개하거나 노출시키지 말고 지난 시기처럼 두는 게 본인과 북한에 좋지 않을까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 소식으 들리자 지난 2019년 1월 한국 망명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한국행을 추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