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망명설'이 돌던 조성길(가운데)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져 남북관계와 정치권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3월 20일 조성길 이탈리아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이탈리아 산피에트로디펠레토에서 열린 문화 행사에서 '로베레토 자유의 종'을 들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
황장엽 이후 최고위급 외교인사…'체류 비공개' 놓고 정치권 공방 예상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2018년 11월 귀임을 앞두고 돌연 잠적했던 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해 당국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 비서 이후 북한 고위층 인사의 한국행으로, 서해상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 이후 남북관계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해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 당국은 "신변 보호 등의 이유로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해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정원은 지난해 8월 국회 보고에서도 조 전 대사대리가 제3국에서 보호받고 있다며 국체적인 거취에 대해 침묵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망명 요청 당시 서방행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이탈리아 등 외국 정부의 신변 보호를 받으며 미국과 영국 등 제3국으로 망명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있었다.
조 전 대사대리가 한국행을 택한 것은 앞서 망명한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직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태 의원은 지난해 1월 자신의 블로그에서 조 전 대사대리를 '친구'라 칭하며 공개적으로 한국행을 권유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1993년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 비서 이후 최고위급이자 2011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첫 북한 대사급 외교관 인사로 알려졌다. 때문에 지난달 말 서해에서 실종 공무원이 북한 측에 피격돼 사망한 사건 이후 경색된 남북관계에 또 한차례 파장이 예상된다. 당국이 조 전 대사대리 국내 체류를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정치권 공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