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박지원 큰형 '비보' vs 강경화 남편 '여행', 엇갈린 '미국행' 눈길
입력: 2020.10.05 14:40 / 수정: 2020.10.05 14:40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왼쪽)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가족 문제와 관련해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박 원장은 미국에서 큰형의 장례식에 불참을 선택했지만, 강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개인 사유를 들어 미국으로 출국했기 때문이다. /남윤호·이새롬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왼쪽)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가족 문제와 관련해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박 원장은 미국에서 큰형의 장례식에 불참을 선택했지만, 강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개인 사유를 들어 미국으로 출국했기 때문이다. /남윤호·이새롬 기자

朴원장, 큰 형 美서 별세 장례 불참…康 장관, 남편은 美 자유여행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가족과 관련한 미국행을 놓고 엇갈린 시선을 받고 있다. 강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개인 여행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반면, 박 원장은 국정 임무 수행을 이유로 친형인 고 박청원 씨의 장례가 치러지는 미국행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5일 <더팩트>의 취재 결과([단독] 박지원 국정원장, 큰형 사망 비보에도 장례식 못 가…목포 지인들 '위로') 박 원장의 큰형 고 박청원(86) 씨는 미국 뉴욕 한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다 3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 86세를 일기로 운명했다. 박 원장은 평소 고인을 아버지처럼 믿고 의지했을 정도로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큰형이 운명했지만 국정 임무 수행을 위해 장례식 참석이 힘들 것 같다는 사연이 목포 지역사회에 전해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안타까움과 함께 위로하는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또, 그동안 박 원장을 지지하고 응원했던 지인들은 슬픔을 함께 공감하면서도 서로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역사회나 정치권에서는 박 원장이 큰형 장례가 치러지는 미국행을 포기한 데는 국정 임무 수행과 함께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한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미국 등 세계 모든 국가와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다. 특별여행주의보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서류를 살펴보는 박 원장. /남윤호 기자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서류를 살펴보는 박 원장. /남윤호 기자

박 원장의 큰형 장례 불참 결정이 <더팩트> 단독 보도로 알려지며, 최근 논란인 강 장관이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강 장관의 남편 이일병 명예교수는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개인 여행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했다.

당시 이 교수는 인천국제공항에서 KBS 기자와 만나 "코로나가 하루 이틀 없어질 게 아닌데 맨날 집에서 지키고만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행주의보를 발동한 주무 부처 수장의 배우자의 미국행이라는 점에서 여야를 떠나 비판이 쏟아지는 대목이다. 또, 이 교수의 이번 출국은 여행과 함께 억대의 요트를 구입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나 많은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4일 "국민은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따라 긴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추석 성묘조차 못 갔다"라며 "정작 정부 주무 부처인 외교부 장관 남편은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떠난다니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같은 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임이 분명하다"며 "코로나19로 명절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국민께 국무위원의 배우자로 인해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6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강경화 신임 외교부 장관에 임명장을 수여한 뒤 남편 이일병(가운데) 씨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청와대 제공
지난 2017년 6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강경화 신임 외교부 장관에 임명장을 수여한 뒤 남편 이일병(가운데) 씨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청와대 제공

논란이 확산하자 강 장관도 남편인 이 교수의 미국행에 고개를 숙였다. 강 장관은 4일 "국민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박 원장과 강 장관이 가족과 관련한 미국행을 놓고 상반된 상황에 놓이면서 온라인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대부분은 박 원장을 위로하며 강 장관과 남편 이 교수를 비판하는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누리꾼들은 두 사람을 비교하며 "어느 장관의 남편인 일등병(이일병 교수) 아저씨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박 원장님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국민 정서에 반하는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행동과는 대비 됩니다. 그만큼 박지원 윈장은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는 반증입니다. 박 원장 형님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오는 7일 외교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강 장관을 상대로 남편 이 교수의 미국 출국을 따질 것으로 전망된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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