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文정권 낙하산들] '민주당' 이력으로 억대 연봉 받는 사람들<하>
입력: 2020.10.05 05:00 / 수정: 2020.10.05 05:00
문재인 정권의 수많은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청와대와 민주당이다. 이곳 출신이라는 이력은 전문성 없어도 공기업 경영진이 되는 급행 티겟처럼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던 당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이낙연 대표, 문 대통령,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왼쪽부터)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권의 수많은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청와대'와 '민주당'이다. 이곳 출신이라는 이력은 전문성 없어도 공기업 경영진이 되는 급행 티겟처럼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던 당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이낙연 대표, 문 대통령,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왼쪽부터) /청와대 제공

"공기업 등 공공기관 인사에 있어 부적격자,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는 없도록 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초 당시 여야 4당 대표들과의 오찬회동에서 약속한 말이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집권 4년 차, 그런 세상은 오지 않았다. 취임 초부터 투입되기 시작한 낙하산은 현재도 공기업 곳곳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현황을 조명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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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세 글자는 '신의 직장' 꽃 임원으로 가는 급행 티켓?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의 공기업 임원 현황을 살펴보면 임원 주요 경력에 '청와대'와 못지않게 '더불어민주당' OO 출신이라는 이력도 자주 눈에 띈다. 문재인 정권 초부터 민주당 총선 후보·당직자·보좌진, 대통령 직속 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출신 인사 다수가 공기업 임원에 임명됐고 올해도 그런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고속도로 신설, 확장, 유지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도로공사는 지난달 15일 새 사외이사로 민주당 대구 달서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이상호 씨를 임명했다. 이곳에는 송영길 전 인천시장(현 민주당 의원) 비서실장 출신 김진회 씨도 사외이사(2018.8.14~2021.8.13)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사외이사는 기본급 2400만 원에 회의참석수당 600만 원을 추가로 받는다.

전력 사업 정보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한전KDN은 지난 6월 2일 새 사외이사(연봉 3000만 원)로 평화통일과 관련한 업무를 하는 민주평통 광주 북구 부회장을 지낸 고희주 씨를 임명했다. 이오석 한전KDN 상임감사(2018.2.9~2021.2.8)도 민주당 광주광역시당 상무위원 출신 낙하산으로, 그의 기본급은 1억1038만 원이다.

지난 3월 17일 한국가스기술공사 새 상임감사로 임명된 김철 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소비자원 부원장, 민주당 중앙당 제3정책조정위 부위원장, 민주당 서울시장 선진경제특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올해 김 감사 기본급은 9251만 원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란이 제기된 인천국제공항공사 김길성 상임감사(2018.8.13~2021.8.12)는 해당 공기업의 정치인 출신 첫 감사다. 김 감사는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정관, 정세균 국회의장실 정책기획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김 감사의 올해 기본급은 1억1291만 원이다.

한국공항공사 손창완 사장(2018.12.14~2021.12.13)은 경찰대학 학장을 지낸 경찰 출신으로 사회생활은 경찰 경력이 전부다. 하지만 그는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경기도당 안산 단원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출마했고, 낙선 후 잠시 공백기를 가진 뒤 공기업 수장으로 임명됐다. 올해 손 사장의 기본급은 1억1321만 원이다.

문명학 씨는 민주당 총무조정국 국장, 민주당 민주연구원 운영기획실장, 민주평통 상임위원을 지낸 뒤 지난해 7월부터 기본급 1억577만 원의 한국공항공사 상임감사로 재직 중이다.

한국감정원 이성훈 상임감사(2019.8.26~2021.8.25)는 민주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민주평통 자문위원, 대구 YMCA 청소년쉼터 부장 이력으로 기본급만 1억1114만 원에 달하는 한국감정원 감사로 재직 중이다. 또 민주당 양산시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출신 이윤구 사외이사(2019.8.13~2021.8.12)도 낙하산으로 분류된다. 이 사외이사는 1800만 원에 회의참석수당 1200만 원을 받는다.

민주당 출신 이력이 당당히 기재된 한국도로공사 임원 주요 경력. /알리오 갈무리
'민주당' 출신 이력이 당당히 기재된 한국도로공사 임원 주요 경력. /알리오 갈무리

한국지역난방공사 황창화 사장(2018.10.1~2021.9.30)은 이해찬 국무총리 정무2비서관, 한명숙 국무총리 정무수석 등을 역임했으며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황 사장의 올 연봉은 1억3378만 원이다. 또, 양승환 사외이사(2018.5.30~2021.6.21)는 민주당 의원실 비서관, 민주평통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양 사외이사의 연봉은 3000만 원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임중모 사외이사(2018.6.25~2020.6.24)는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임 사외이사는 임기가 만료됐으나 신임 사외이사 선출이 늦어져 아직 재직 중이다. 그의 올해 연봉은 3000만 원이다.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민주평통 자문위원 출신 김진열 대한석탄공사 상임감사(2018.6.22~2020.6.21)도 임기가 종료됐지만, 신임 감사 선임이 늦어져 아직 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김 감사의 기본급은 9201만 원이다.

이외에 △한국동서발전 성식경 상임감사(문 후보 대선캠프/기본급 1억1192만 원), 이경원 사외이사(민주평통/연봉 3000만 원) △한국마사회 허철 사외이사(민주평통/연봉 3000만 원)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이근섭 상임감사(민주당 홍보국·평가감사국 국장/기본급 1억461만 원) △한국석유공사 김택환 사외이사(민주평통/연봉 3000만 원) △한국수자원공사 강래구 상임감사(민주당 전국원외위원회 협의회 회장/기본급 9932만 원), 임해종 사외이사(민주당 증평·진천·괴산·음성 지역위원장/연봉 3000만 원), 김정수 사외이사(노무현재단 광주 공동대표/연봉 3000만 원)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 정일순 상임감사(민주연합청년회 참여/기본급 1억1038만 원), 안운태 사외이사(민주당 서산태안 지역위원회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연봉 3000만 원) △한국조폐공사 정균영 상임감사(민주당 수석사무부총장·정책위 부의장/연봉 1억230만 원) 등도 캠코더 인사로 분류된다.

민주당과 민주평통 이력이 당당히 기재된 한국공항공사 임원 주요 경력. /알리오 갈무리
'민주당'과 '민주평통' 이력이 당당히 기재된 한국공항공사 임원 주요 경력. /알리오 갈무리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사실 공기업 낙하산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전 정권도 그랬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면서도 "문재인 정권은 '우리는 과거 정권과 다르다'고 하면서 하는 짓은 똑같다. 그리고 '옛날에도 했으니 우리도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는 게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이어 "국가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공기업 임원은 내부 승진을 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해야 하는데,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자꾸 내려가면 공기업 자체가 갖는 기능과 의미를 살릴 수 없다"며 "말로만 다르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과거 정권이 한 잘못된 일을 계속하고 있어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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