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일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두고 충돌을 이어갔다. /이새롬·배정한 기자 |
여야, 개천절에도 공무원 피격 사건 두고 충돌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여야가 개천절인 3일에도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두고 충돌했다. 야당은 정부가 결정적 물증 없이 정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피격된 공무원을 월북자로 규정했다고 비판했고, 여당은 야당이 월북 정황을 인정하고도 정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친북 노선을 추구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북한을 더 왕따로 만들고 있다"며 "이번 서해 사건에서 정부는 결정적 물증도 없이 실종 공무원을 월북자로 규정해 북한을 전례가 없는 망명자를 총살한 야만적인 전근대 국가로 만들었다. 전 세계에서 망명자를 총살하고 소각하는 경우는 전무후무하고, 북한도 월북자 총살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이어 "정부는 코로나 방역 때문에 실종 공무원을 총살하고 소각했다고 발표했는데, '총살 방역'이 사실이라면 정말 충격적"이라며 "방역을 핑계로 사람을 총살해서 영구격리 처리하는 것은 반인륜 범죄다. 북한만이 이런 범죄를 저지르고 있고, 우리 정부가 반인륜 범죄인 북한의 코로나 학살을 세계에 홍보해준 것이다. 정부의 이런 입장은 북미관계 개선에도 새로운 장애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IS 수준의 반문명적 테러 집단으로 전락한 북한은 국가 대우받기도 어렵게 됐다. 결국 정부는 우리 국민도 희생시키고 대북관계 개선도 더 어렵게 만든 것"이라며 "북한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짝사랑 대북 정책을 펼칠 때마다 조롱을 보내곤 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월북자라고 할지라도 비무장 민간인을 사살한 북한 세력과 그 월북자를 구하기 위해 전면적 무력충돌을 불사하지 않고 뭐 했느냐며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는 세력이 있다"며 "일맥상통한 혹세무민(惑世誣民)으로 비슷한 두 세력 모두 용납할 수 없고, 배척해야 할 대상"이라고 국민의힘을 북한과 동급의 용납할 수 없는 세력으로 규정했다.
또한 양 최고위원은 "야당은 국방위원회 비공개 보고와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월북 정황을 인정했음에도 믿을 수 없다고 말을 바꾸며 정쟁을 이어가고 있다"며 "월북 때문에 전쟁도 불사하라는 뜻인가. 걸핏하면 총부리부터 내밀겠다는 태도가 북한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냉전 시대 군부 독재 DNA가 절대불변의 야당 정체성으로 굳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하 의원이 뜬금없이 친북론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정부의 '어업지도원 월북설'로 남북관계가 악화했다니, 그러면 정부가 사실을 은폐했어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정부 비난에 눈이 멀어 이런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일삼는 것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고 남북관계 개선도 모색하는 것이 바른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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