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코로나로 바뀐 유엔총회… '화상회의·세정제' 이색풍경
입력: 2020.09.24 05:00 / 수정: 2020.09.24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번주에 개최된 유엔(UN) 총회 풍경이 바뀌었다. 22일 유엔 본회의장에 참석하고 있는 외교관의 모습. /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번주에 개최된 유엔(UN) 총회 풍경이 바뀌었다. 22일 유엔 본회의장에 참석하고 있는 외교관의 모습. /AP.뉴시스

각국 정상 "코로나 19 극복"메시지, 트럼프는 "중국 바이러스"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달 개최된 유엔(UN) 총회 풍경이 바뀌었다.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열린 유엔총회인 만큼 취소나 연기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제한적 비대면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CNN 뉴욕타임즈(NYT) 등 외신은 이번 총회에 대해 "플레이어가 없는 '디지털 외교전'"이라고 표현했다.

유엔은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 회원국 가입승인, 예산 심의 등 목적으로194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각국 정상·외교관들이 참여에 헌장에 서명하면서 설립됐고, 총회도 함께 시작됐다. 각국 정상 없이 진행된 회의는 이번이 역사상 최초다. 유엔총회는 동시 다발적인 외교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인 만큼 정상뿐만 아니라 수행원, 외교관 등 수천명이 모인다. 비대면 형식의 개최 배경도 이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다른 국가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엔 본부가 자국내(뉴욕) 위치해 있지만, 현장엔 참석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연설에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며 유엔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연설에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며 "유엔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AP.뉴시스

◆각국 정상 '코로나19 극복' 메시지…트럼프만 빼고

제75회 유엔총회는 지난 15일 터키 출신 볼칸 보즈크르(Volkan Bozkır) 유엔총회의장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현장 오프닝 연설로 개회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연설에서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맞서 계속해서 싸워야한다"면서 "보건협력과 백신개발에 있어 서로 협력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각국 정상의 연설은 직접 참여하지 않고 사전 녹화된 연설을 보내는 형식의 '제한적 비대면 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지난 22일 각국 정상의 기조연설이 열렸는데 브라질 정상이 첫 연설에 나섰고, 유엔본부 소재 미국, 터키, 중국·러시아 등 5개 지역그룹 대표국가 정상들 순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총 10번째였다.

각국 정상들의 연설 내용도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연설에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며 "유엔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정치화는 안 된다"고 발언하면서 국가 간 연대강화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도 이날 연설에서 "75년 전 유엔을 창설한 선각자들처럼 대변혁의 시대에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다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유엔의 새로운 역할로서 함께 잘 살기 위한 다자주의,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을 제시한다"고 코로나19 극복을 강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연설일 4일 전까지 유엔사무국으로 녹화 영상을 보내야 한다는 기준에 맞춰 지난 17일 제출 완료했다.

웃지 못할 해프닝도 생겼다. 제한적 비대면회의로 인해 이번 제75회 유엔총회 연설은 가장 많은 국가 정상이 참석하는 연설이 됐다. 전부 170개국으로 집계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유엔본부에 따르면, 한 국가당 한 명의 외교관(주로 주유엔 대사)은 유엔 본부에 사전 녹화된 연설을 공개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다. 다만, 각 좌석은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뉴시스
유엔본부에 따르면, 한 국가당 한 명의 외교관(주로 주유엔 대사)은 유엔 본부에 사전 녹화된 연설을 공개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다. 다만, 각 좌석은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해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뉴시스

◆'제한적 출입'·'화상회의' 그리고 '철저한 방역'

각국 정상의 연설 송출 당시 뉴욕 유엔본부 총회의장에서는 이를 지켜보는 UN본부 산하 직원들과 뉴욕에 상주하는 대사들이 착석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유엔본부에 따르면, 한 국가당 한 명의 외교관(주로 주유엔 대사)은 유엔 본부에 사전 녹화된 연설을 공개하기 위해 본회의장에 출입할 수 있다. 다만, 각 좌석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올해 유엔 총회 현장에 참석하는 이들은 210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보통 유엔총회가 2500명을 수용했던 것과는 비교했을때 상당히 적은 숫자이다.

또한, 각국 정상들 연설 뿐아니라 각종 세션의 토론은 화상회의로 진행된다. 이번 총회 주제는 지난해 '지구온난화'와 '생물 다양성'으로 정해졌지만, 올해의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라는 특별 세션도 준비돼 토론이 열린다. 이 밖에도 여성, 핵확산 억지, 사회적 개발, 개발도상국 지원 등에 내용도 다루게된다.

회의장 안팍으로는 올해만 찾아볼 수 있는 이색적인 모습도 보였는데, '마스크 착용 사인'과 '손 세정제'가 그 주인공이였다. 유엔 직원 브랜던 버마 (BrendenVarma)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같은 사진을 올리면서 유엔본부가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CNN에 따르면 유럽의 섬국가 몰타는 손 세정제와 마스크가 담긴 '기프트백'을 총회장 밖에서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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