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美 대선 앞두고 '미중갈등' 韓 영향은?
입력: 2020.09.18 05:00 / 수정: 2020.09.18 05:00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 외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뉴시스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 외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뉴시스

전문가 "시진핑 中 주석 방문 미뤄야 할지도"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한국 외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정부는 중국 화웨이에 대한 3차 제재를 지난 15일 시작했다. 이에 따르면, 화웨이는 외국산 반도체 납품을 받을 수 없게 돼 우리 반도체 업계에도 단기적인 수출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이 만든 통신 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정보통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화웨이를 겨냥했다. 기한이 다가오면서 미국 기술을 적용해 만든 반도체가 화웨이에 공급되려면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해당 제제는 반도체 관련 기업 자체 결정에 달려 있지만, 미국은 이번 제재를 통해 대중국 압박전선을 만들기 위해 동맹국들에 국가 차원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다. 일본, 캐나다, 호주, 인도, 영국이 현재까지 동참의사를 밝혔다.

양제츠(오른쪽)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한국에 방문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시 주석의 연내 방한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2일 부산에서 양제츠 위원과 회담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는 서 안보실장. /뉴시스
양제츠(오른쪽)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한국에 방문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시 주석의 연내 방한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2일 부산에서 양제츠 위원과 회담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는 서 안보실장. /뉴시스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15일 한국의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의 화상회담에서 "한국·호주·일본·인도 등 동맹 및 친구들과 함께 (중국 업체를 배제한 통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4개국 모두 중국의 위협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갖게 된 나라들이다"라고 강조했다.

화웨이 보이콧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한국의 동참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대중국 압박에 대한 참여를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이런 압박으로 공들여온 시진핑 주석의 방한 일정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한 질문에 "지난번 중국 고위급 인사 방문 결과 입장 이후 추가해서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달 22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한국에 방문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시 주석의 연내 방한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시 주석이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해 방문한다면, 미중 간 갈등 상황을 고려할 때 동맹국 미국으로선 달가울 리 없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조심스럽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이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해 방문한다면, 미중 간의 갈등이 악화된 상황에서 동맹국 미국이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뉴시스
시 주석이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해 방문한다면, 미중 간의 갈등이 악화된 상황에서 동맹국 미국이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뉴시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시 주석이 미 대선 전에 방한한다고 하면 지금 현 상황에서 파급력이 클 것"이라며 "우리 정부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시 주석 방한을 내년으로 미루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 대선 전 시 주석이 방문한다면 동맹국 관리에 소홀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대선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대 후보인 조 바이든이 이 문제를 꺼낸다면, 한국 정부가 난처해질 상황이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 한국 태도에 대해 모호하다면서 입장을 밝히라고 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어떤 결과를 도출해낸다면 미국 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수근 중국 산동대 객좌교수도 통화에서 "중국 측에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시진핑 방한을 추진하려고 한다"면서도 "한국 측 입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한국 정부에서 고민 중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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