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상직·김홍걸 의원에 대해 윤리감찰단 조사를 결정했다. 검찰에 기소된 윤미향 의원은 제외됐다. /이새롬·배정한·남윤호 기자 |
與 윤리감찰단, 윤미향은 제외…"검찰 기소 무겁게 받아들인다"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리감찰단을 출범시키고 이상직·김홍걸 의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다만 검찰에 기소된 윤미향 의원은 당직과 당원권을 정지하고 조사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민주당은 윤 의원 관련 혐의가 위안부 문제 등과 엮인 점을 감안해 상황을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윤 의원 기소와 관련해선 이례적으로 사과 입장도 내놨다. 반면 김 의원과 이 의원은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더욱 엄정한 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리감찰단을 두고 "'민주당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윤리감찰단이 당헌·당규와 사회 상규와 양심에 따라 엄정하게 독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당 구성원들의 윤리를 확립하고 당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최기상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윤리감찰단은 '조사 대상 1호'로 재산 누락과 주택 편법 증여 의혹을 받는 김홍걸 의원과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사태로 비판을 받은 이상직 의원을 회부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정의연 관련 공금 유용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윤미향 의원과 관련한 사과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당은 윤 의원에 대한 검찰의 기소를 송구스럽고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당은 법원의 판단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초 윤미향 의원에 대한 중대 결단을 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검찰 수사를 주시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하는 윤 의원. /이새롬 기자 |
민주당은 윤 의원에 대해선 검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윤리감찰단 조사 대상에선 제외하기로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시민단체의 국가보조금 사용에 대해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는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이미 검찰에서 조사가 끝나서 기소가 됐다. 당 윤리감찰단이 조사를 할 실효성이 사라졌다"며 "만약 이상직·김홍걸 의원처럼 기소가 되지 않은 상태라면 당연히 윤리감찰단에서 조사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윤리감찰단의 규모와 판단 기준 등 세부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향후 윤리감찰단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 등의 부정부패, 젠더 폭력 등의 문제를 법·도덕·윤리적 관점에서 판단해 윤리심판원에 넘기는 역할을 맡는다.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징계 및 당무감사원 감사 요청을 할 수 있는 권한도 주어졌다.
한편 추미애 장관 아들 군 특혜 의혹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확실한 견제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추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군인본분, 爲國獻身軍人本分)'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했다"며 옹호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날 진행된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벌어진 여야 공방을 두고 "명확한 사실관계는 추 장관의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라며 "야당은 '가짜 뉴스'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군 장병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국민의힘은 우리 군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마시라. 무리한 의혹 제기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국가 안보 정책 검증에 열중하기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박 대변인은 3시간만에 관련 내용이 삭제된 브리핑을 다시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오로지 민생을 위해야 할 대정부질문이 연이어 추미애 장관 아들 청문회로 변질되고 있다. 오늘 열리는 서욱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추 장관 아들에 대한 실체 없는 정쟁이 계속되고 있다"고만 했다.
민주당은 추 장관 아들 관련 의혹에 "팩트는 추 장관의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은 것"이라며 연일 엄호에 나섰다.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추 장관. /이새롬 기자 |
추 장관과 관련한 야당의 비판을 '공세로' 규정하면서도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추 장관과 관련해선 사실관계에 있어서 더이상 밀릴 것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여기서 (추 장관이) 물러나지 않으면 집권당으로서 큰 위기를 벗어나는 거고, 만약에 여기서 이상한 사실이 드러나면 'All or Nothing'(모 아니면 도) 게임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윤리감찰단에 회부된 두 의원에 대해 "공천이 절대적으로 완벽할 수 없어서 감찰단에서 좀 더 세게 조사해서 읍참마속으로 나가야 한다. 이 사건을 부여잡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까지 드러났을 때는 냉정하게 확인해 국민의힘보다 앞서나가야 당이 힘을 받는다"고 조언했다.
moon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