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김정은, 도당위원장 해임은 독재? 정상국가 면모?
입력: 2020.09.08 05:00 / 수정: 2020.09.08 05: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지역을 찾아 정무국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도당위원장을 해임한 조치한 가운데 해당 조치에 대해 독재정권의 습성이란 평가와 정상국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지역을 찾아 정무국 확대회의를 열었다고 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도당위원장을 해임한 조치한 가운데 해당 조치에 대해 독재정권'의 습성이란 평가와 정상국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중앙TV

태풍 8·9호 피해 이어 10호 하이선 북한 통과 예정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일 태풍 ‘마이삭’의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를 방문해 도당위원장을 해임한 조치한 가운데 해당 조치에 대해 당 내부의 결속을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과정에서 '독재정권'의 습성이란 평가와 정상국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5일 태풍 '마이삭' 피해 책임을 물어 함경남도 도당위원장을 교체한 후 평양 당원 1만 2000명을 피해 지역에 급파했다. 함경도 해안연선 지대에선 1000여 세대의 주택이 파괴되고, 적지 않은 공공건물과 농경지가 침수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한 책임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회의 참석자들과 함께 함경남도 태풍피해 현장을 둘러봤는데, 수해 피해 현장 시찰은 올해 하반기에만 세차례가 넘는다. 수해 피해지역에서 렉서스 차량 운전석에 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고, 수해 피해자들을 위해 자신 몫의 예비양곡과 물자를 푼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도당위원장 경질 조치에 대해서는 북한 '독재정권'의 습성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시험대에 오른 김 위원장의 '지도력'에 흠이 가지 않기 위해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이례적으로 수해와 태풍 상황을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24시간 방송을 통해 태풍 상륙과 피해 현장 상황을 전하며 재난 상황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오전 12시 제10호 태풍 하이선 영향을 받고 있는 함경남도 신포시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최근 북한 매체들은 이례적으로 수해와 태풍 상황을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24시간 방송'을 통해 태풍 상륙과 피해 현장 상황을 전하며 재난 상황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오전 12시 제10호 태풍 '하이선' 영향을 받고 있는 함경남도 신포시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이는 그동안 김 위원장이 보여줬던 행보와 일맥상통하다. 그는 2013년 12월 고모부인 장성택 숙청은 물론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을 리용호와 리수용 등 실무자들에게 떠넘긴 바 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정상국가의 면모라고 보이진 않는다"면서 "수해가 도당위원장에게 책임질 사인은 아니다. 민심을 잡기 위한 최고민족지도자의 드러내기 식 '경질'이라고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수해 피해로 인한 민심 혼란을 수습하면서, 민생을 챙기기 위해 책임자를 교체할 정도로 신경 쓰고 있다고 포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일부에선 정상국가' 면모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알려진 '위임통치'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 아니라 최근 북한 매체들은 이례적으로 수해와 태풍 상황을 자세하게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24시간 방송'을 통해 태풍 상륙과 피해 현장 상황을 전하며 재난 상황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지역을 찾아 대책 마련을 지시하고 현장지도에 나섰다고 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지역을 찾아 대책 마련을 지시하고 현장지도에 나섰다고 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 권력을 조금 이양했다"며 "김여정에게는 대남·대미 전략을 넘기고,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게는 내각, 김덕훈 북한 내각총리에게는 경제를 위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고지도자가 절대권력과 핵심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보유하면서도 핵심 간부들에게 담당 분야에서의 정책결정에 대해 상당한 권한을 부여하고 동시에 결정의 결과에 대해 승진이나 강등 등과 같은 방식으로 확실하게 책임을 묻는 방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김 위원장의 ‘위임정치’가 진화하면서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간부들에게 과감하게 위임해도 될 사안들에 대해서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결정을 내림으로써 간부들의 ‘복지부동(伏地不動)’이 일반화되는 결과를 가져왔던 김정일보다 현명하게 북한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김 위원장의 ‘위임정치’가 앞으로 또다시 어떠한 형태로 진화되어 나타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8호 태풍 바비와 9호 태풍 마이삭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태풍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한 함경북도 지역을 통과할 예정으로 알려져 추가적인 피해도 예상된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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