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대북정책 트럼프식 담판? 바이든식 新정책?
입력: 2020.09.06 00:00 / 수정: 2020.09.06 00:00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 우리 당국뿐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의 모습./ AP.뉴시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 우리 당국뿐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의 모습./ AP.뉴시스

톱다운 방식 트럼프 vs 실무진 협상 바이든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미국 대선(11월 3일)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우리 외교부는 이를 대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하고 있다. 우리 외교·안보 정책 특히 한반도 운명은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중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 우리 당국뿐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기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첫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꼭 한반도 평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북정책 관련해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표방했던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을 지냈다는 점을 들어 그가 당선되면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다시 과거로 회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 또한 당시 대북압박정책을 감행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집권 시기라는 점 때문에 쉽게 예단할 수 없다.

당선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만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상들이 주도하는 톱 다운(Top down) 방식을 강조해왔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걸어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맞이하는 김 위원장. /뉴시스
당선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만나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상들이 주도하는' 톱 다운(Top down)' 방식을 강조해왔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걸어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맞이하는 김 위원장. /뉴시스

◆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과 네번째 만남서 햄버거 먹을까?

당선 이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만나 '북핵'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상들이 주도하는'톱 다운(Top down)' 방식을 강조해왔다. 2016년 대선 후보 시절 한 연설에서 그는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핵 담판을 짓겠다"고 말했다.

또한, 수차례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북한과 전쟁 중이었을 것"이라고 자랑해왔다. 2017년 말까지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댔던 북한과 대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모색한 자신의 대북정책을 강조하면서 나온 말이다. 최근 재선 뒤 북한과 신속하게 협상하겠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꺾고 당선된다면, 대북정책에서 톱다운 방식의 협상이 계속될 거라고 내다봤다. 이는 북한이 원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부합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식 담판을 염두해두고 있기 때문에 이점은 장애물로 꼽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번 '노벨 평화상'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재선 이후엔 노벨상에 대한 욕심을 위해 전향적으로 대북정책을 할 수 있다"면서 "성공적인 비핵화 협상을 떠나서 트럼프 대통령은 톱다운 방식을 통해 어떤 형식으로든지 합의를 도출해 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신범철 한국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에 김정은을 만나겠다고 언급했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와 비핵화 조건에 대해 조율은 필요하나, 톱다운 방식의 협상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의 대북정책 관련해선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캠페인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바이든 후보의 대북정책 관련해선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캠페인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 바이든 민주당 후보: 미국식 원칙주의

바이든 후보의 대북정책 관련해선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전략적 인내'란 북한을 고립시키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외교적 보상을 하지 않았던 정책을 일컫는다.

하지만, 미국 민주당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 경험이 있다. 민주당 행정부였던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과 1994년 제네바 합의를 체결한 바 있다. 또한, 당시 한국 정부가 대북압박 기조를 유지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이였다는 점이 현재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문재인 정부라는 점과 비교된다. 특히, 북한의 핵개발 완성도가 오바마 행정부 당시와는 다르다는 점에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다면 북미협상에서 전통적인 미국의 협상 방식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으로 미국 정치의 '이단아' 트럼프 대통령과 다르게 바이든 후보는 30년 경험의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박원곤 교수는 "이미 북한 핵개발은 마지막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도 협상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트럼프와 같은 톱다운 형식이라기보단 실무진을 통해 북한과 협상을 합의가 되면 모색하고 정상회담을 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범철 센터장은 "바이든 후보가 이미 토론회나 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을 비판했다"면서 "또, 중간단계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이끌어 가는 방식이 트럼프의 '담판' 형식보단 민주당이 '단계적 형식'을 언급해 더 유연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 전문가 모두 북한 입장에선 트럼프의 당선을 원하고 있을 거라 분석했다. 또,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고 대북정책을 담당하는 인선이 내년 중순까지 미뤄지기 때문에 북미협상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jaewoopar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