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것은 삼권분립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안철수·홍정욱, 어떤 정치 하는지도 모르고 알 필요도 없다"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잘못한 것은 사법부를 장악해 민주주의의 기본인 삼권분립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가장 잘한 것과 못한 것'에 대한 질문에 "솔직하게 말해 문 대통령이 모든 측면에서 다 잘할 줄 알았다. 야당 때 여당의 잘못 지적을 많이 해서 여당이 되면 과거 여당이 잘못한 것은 되풀이하지 않고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지 알았는데, 그런 면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 이후 국민의힘 공보실에서 사전 추첨으로 선정한 15개 매체 기자들과 여러 현안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먼저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현재 대한민국은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한 경기침체에 더해 코로나19 방역 대책 실패에 따른 타격으로 서민경제는 날로 위태로워지고 있다.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견제와 균형의 삼권분립이 무너지며 언론마저 장악되어 권력층이 법 위에 서서 국민을 지배하는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에 이처럼 제1야당이 중요한 때가 없었다. 국민과 역사가 부여한 막중한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약자와 동행, 국민 통합에 앞장서고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정당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라며 "후퇴하지 않을 변화와 혁신의 DNA를 당에 확실히 심어 새로운 정강정책을 기반으로 시대정신과 국민 요구를 담은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 여당과도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투쟁할 것은 투쟁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는 건강한 미래형 정당이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취재진 질에 답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 여부에 대한 질문에 "사법절차가 완료된 이후 적절한 시점을 택해 대국민 사과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잘못된 과거에 대해 확실히 선을 긋고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중도로 외연을 넓히기 위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당내) 인사에 대한 징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제기되는 '인물난'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정당으로의 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면 자연적으로 차기 대통령에 관심을 갖는 새로운 후보가 많이 나올 것이고, 내부에서 대선후보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내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는 가급적이면 새로운 인물이 적당하다고 생각하고, 당내에서 그런 인물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나 통합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기자회견을 하는데 안철수 씨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이 이해 가지 않는다"라며 "안철수 개인이 어떤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홍정욱 전 의원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을 잘 이끌어 가는 게 제 책임인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제가 구체적으로 얘기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당 일각에서 나오는 김 위원장의 '독단적 리더십'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리더십이 독단적이라고 말하는 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당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의사를 억지로 관철시키려 노력한 적이 없다"라며 "정강정책을 바꾸기 위해 세 달 동안 토론을 했고, 당명 변경도 두 달가량 논의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리더십에 대한 질문에 "다음 대통령은 우리가 당면한 경제·외교·교육 등 여러 위기를 제대로 헤쳐나갈 분이 적격자라 생각한다"라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분들은 그런 분야에 대해 열심히 사전 준비를 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김태호·권성동·윤상현 의원의 복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비대위를 발족해서 정강정책과 당명의 변화를 가져오고, 당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 있다"라며 "당이 완전히 안정적 기반을 구축하면 그다음에 복당 문제를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지금 당장 이들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끝으로 그는 "당명과 정강정책을 새롭게 만들었는데, 앞으로 국민 속에 파고들면서 국민의 시대를 열겠다"라며 "지금부터 더 노력해서 국민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정당으로, 믿을 수 있는 정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