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프리즘] 靑 다주택자 '0'…'직보다 집' 8개월 만 마침표
입력: 2020.09.01 05:00 / 수정: 2020.09.01 05:00
청와대 비서관급 참모진 가운데 유일한 다주택자였던 여현호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청와대 고위직 가운데 다주택자는 단 한 명도 없게 됐다. 사진은 다주택 처분을 권고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배정한 기자
청와대 비서관급 참모진 가운데 유일한 다주택자였던 여현호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청와대 고위직 가운데 다주택자는 단 한 명도 없게 됐다. 사진은 다주택 처분을 권고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배정한 기자

매각→똘똘한 한 채→사퇴 등 논란의 연속…상처뿐인 영광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청와대 비서관급 참모진 가운데 유일한 다주택자였던 여현호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났다. 이로써 청와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다주택 문제를 8개월 만에 마무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여 비서관 후임에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을 내정하는 등 6명의 비서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 인사로 청와대 고위직 가운데 다주택자는 단 한 명도 없게 됐다.

앞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12월16일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고위 참모는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면 이른 시일 안에 1채를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에 청와대가 솔선수범하자는 취지였다.

이 권고가 크고 작은 우여곡절의 도화선이었다. 청와대는 당시 해당 시한을 6개월이라고 설명했지만, 권고 이행 실적은 저조했다. 청와대는 제시한 시한이 끝난 7월 초 "6개월 안에 팔았으면 좋겠다는 권고였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을 때는 6개월이 지나서 팔 수도 있다"며 다소 궁색한 해명을 내놨다.

부동산 안정 대책 이후에도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치솟는 문제와 겹치며 청와대와 정부를 향한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결국 노 실장이 7월 2일 종전과 같이 재권고했으나, 한 달의 시한 동안 8명의 다주택자가 남았을 만큼 권고 이행은 부진했다.

노 실장이 지난달 25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강남 집 매각 여부를 놓고 김조원 전 민정수석과 다퉜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동석한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은 언쟁한 적은 있지만 싸운 적은 없다고 했다. /배정한 기자
노 실장이 지난달 25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강남 집 매각 여부를 놓고 김조원 전 민정수석과 다퉜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동석한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은 "언쟁한 적은 있지만 싸운 적은 없다"고 했다. /배정한 기자

다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기 위해 노력함에도 실제 매매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당시 청와대는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오랜 기간 시간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주택 처분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기간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지속되는 등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청와대는 다시 시한을 8월로 연장하며 8명 다주택 보유 참모들에게 매매계약서를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이달 다주택자인 김조원 전 민정수석과 김거성 전 시민사회수석은 집단 사표를 내고 청와대를 떠났다. 정치권에서는 '직보다 집'이라는 조롱이 쏟아졌다. 이후 유일했던 다주택자 여현호 전 비서관도 시한 마지막 날 직에서 물러났다.

결과적으로 '다주택자 제로'를 달성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왜 제대로 지키지 못할 대국민 다짐을 뒀냐는 조롱과 비아냥을 받았으며, 결정적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자초하며 여론의 뭇매도 맞았기 때문이다.

권고당사자인 노 실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청주 아파트를 매각하고 반포 아파트는 유지하면서 '똘똘한 한 채' 논란을 일으켰고, 강남권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김조원 전 수석은 이 중 한 채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물로 내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제대로 된 집값 안정책 등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게 아니라 청와대가 보여주기식으로 대처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라며 "사실 100% 이행되지 않고 다주택자가 청와대를 떠난 결과라는 측면에서 부동산 투기에 강력한 의지를 가졌는지도 여전히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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