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백드롭 마술사' 김수민 "눈 뜨고 눈 감을 때까지 생각한다"
입력: 2020.08.30 00:00 / 수정: 2020.08.30 00:00
김수민 미래통합당 홍보본부장은 최근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더불어민주당- 등의 백드롭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25일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답변을 하는 김 본부장. /국회=배정한 기자
김수민 미래통합당 홍보본부장은 최근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더불어민주당-' 등의 백드롭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25일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답변을 하는 김 본부장. /국회=배정한 기자

'서울, 의문의 1패' 등 연일 화제…"당, 변화·혁신 의지 강해"

[더팩트ㅣ국회=이철영 기자] "출구전략이 필요한데 어떡하죠?"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더불어민주당-' 등의 '백드롭'(배경 현수막)을 내놓아 화제를 모은 주인공 김수민(34) 미래통합당 홍보본부장은 최근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듯 출고 전략 고민부터 털어놓았다.

정치권에서 백드롭은 '무언의 대변인'이라 할 정도로 중요한 메시지 수단이다. 그래서 메시지는 짧지만, 임팩트가 분명해야 한다. 정치적 언어이면서, 쉬워야 한다. 주목 받을수록 김 본부장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는 "눈 뜨고 눈 감을 때까지 생각한다. 창조의 운신 폭을 확대하기가"라며 해맑게 웃었다. <더팩트>는 지난 25일 21대 총선에서 충북 청주 청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 본부장을 오랜만에 만났다. 국회 본청 사무실에서다. 사무실 곳곳에는 그동안 고민의 흔적들이 벽 곳곳에 붙었다. <더팩트>는 통합당 백드롭을 성공시킨 그와 만나 화제의 문구 탄생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김 본부장의 사무실 내부에 그동안 적용됐던 백드롭이 붙어있다. /배정한 기자
김 본부장의 사무실 내부에 그동안 적용됐던 백드롭이 붙어있다. /배정한 기자

김 본부장은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후 홍보본부장 제의를 받았고, 통합당의 변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처음 홍보본부장 제안을 받았을 때의 고민은 민주당과 비교해 통합당의 고정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점이었다. 그러면서 '과연 시대 흐름에 맞게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다행스럽게도 제 첫 고민이 현재 많이 없어졌다"며 웃었다.

그가 홍보본부장을 시작하면서 통합당 하면 떠올랐던 '꼰대' 이미지도 많이 희석했다.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중년 이상 의원이 많은 보수 정당이다. 그런데 '의문의 1패' 같은 백드롭이 어떻게 통과했을까.

제동이 걸려도 분명 걸렸을 게 분명하다 생각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은 "젊은 층의 언어에 생소했던 의원들은 처음에 이해를 못 했다. 그런데 당내 젊은 의원들은 '너무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웃었다.

김 본부장은 "지금까지 낸 아이디어는 100% 통과했다"며 "김 위원장의 나이를 고려할 때 수직적 관계로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수평적 관계다. 처음에 이해하지 못했던 50대 이상 의원들도 10~30대가 우리 백드롭에 공감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변화의 강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통합당 내부에서의 변화와 혁신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했다. /배정한 기자
김 본부장은 통합당 내부에서의 변화와 혁신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했다. /배정한 기자

이어 "젊은 의원들의 당 시스템 변화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하다. 변화에 대한 갈망이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국민들께서도 우리 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지지율 변화도 그렇고, 최근 새 당명 공모에 1만7000명이 참여한 것도 그렇다고 본다. 정말 놀랐다. 변화 과정에서 국민과 파트너십이 생긴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뉴미디어의 속도를 지향한다. 백드롭이 짧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런 변화가 가능했던 건 소통에 있었다. 그는 "과거에는 홍보와 관련해 외부 인사를 영입했었다. 당의 상황과 정치 문법을 잘 아는 사람이 부재했던 것"이라며 "외부전문가와 당 대표 둘이서 결정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현재 통합당은 조직이 함께 움직인다. 속도감과 함께 양과 질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보통 3~4일 간격으로 백드롭을 교체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와 결정권자와의 대화가 아니라, 함께 만드는 과정의 공감대가 높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총선에서 우리 당은 대패했다. 그렇다 보니 실패를 마주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최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본소득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의 백드롭이 주목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따라온 건 여당 관계자 발언을 '꼬투리 잡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아름다운 수도, 서울 의문의 1패'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더불어민주당-' 등을 겨냥한 것이다.

통합당 백드롭이 이목을 끌며 여당의 꼬투리 잡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7월 백드롭은 화자를 국민으로 해 국민의 질문 시리즈로 제작한 것이라며 8월에는 우리가 할 일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통합당 백드롭이 이목을 끌며 여당의 '꼬투리 잡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7월 백드롭은 화자를 국민으로 해 '국민의 질문' 시리즈로 제작한 것"이라며 "8월에는 '우리가 할 일'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김 본부장은 "일부에선 그렇게 보는 것 같다. 그런데 다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일축하며 "우리가 TV로 보는 드라마는 시리즈가 있다. 우리 당의 백드롭도 시리즈물이라고 보면 된다. 7월 백드롭은 '국민의 질문' 시리즈였다. 정부와 여당의 메시지를 국민이 받아치는 콘셉트다. 화자를 국민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8월부터는 '우리가 할 일' 시리즈를 시작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의 계획처럼 일단 통합당은 백드롭 하나만으로도 변화하고 있음을 분명히 알렸다.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워낙 주목을 받다 보니 다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본부장의 고민 지점이다.

김 본부장은 "백드롭이 주목받으면서 즐겁지만, 그만큼의 스트레스도 어마어마하게 많아졌다. 생명이 소진해가는 느낌이다"라며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김수민 홍보본부장은 누구? 1986년생으로 숙명여자대학교 시각영상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교내 디자인 동아리를 '브랜드호텔'이라는 이름의 벤처기업으로 전환, '허니버터칩' 표지 디자인으로 유명해졌다. 2016년 국민의당에서 비례대표(7번)로 영입, 20대 국회 최연소 의원으로 기록됐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으로 당적을 옮겨, 청주시 청원구 선거구 출마했지만, 낙선한 후 올해 6월 통합당 홍보본부장으로 임명됐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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