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 '사의'] 차기 일본 총리는 누구?
입력: 2020.08.29 00:00 / 수정: 2020.08.29 00:00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병이 악화된 점을 이유로 사임을 발표해 향후 일본 차기 총리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병이 악화된 점을 이유로 사임을 발표해 향후 일본 차기 총리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뉴시스

한일관계 변화 주목…후임엔 고노 다로, 스가, 이시바 등 거론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2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3년과 똑같은 지병을 이유로 사임을 발표하면서 차기 총리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이에 따라 최악으로 불리는 한일관계가 개선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차기 총리가 일본 자유민주당(자민당) 지도부에서 나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 일본 정부의 한일 역사관에 대한 강경한 태도는 변할 가능성은 희박할 전망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6월 정기검진에서 재발 징후가 보인다고 결과가 나왔고, 그 이후 약을 복용하면서 직무를 맡아왔지만, 7월 중순 이후 몸상태에 이상이 왔다"면서 "일본 국민들 기대에 부응할 상황이 아니게 돼 총리직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납북자 문제 해결, 러시아와 평화협정, 헌법 개정 등 자신이 성과로 이루지 못한 공약들을 지적하며 "이 공약은 자민당으로서 국민들에게 약속드린 정책으로 새로운 체제 안에서 힘을 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차기 총리는 자민당에서 선출된다.일본의 총리 선출은 당원들을 중심으로 한 다수당 총재선거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양원(참의원·중의원) 총회만을 통해 새로운 총재를 선출하는 대안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고노 다로(왼쪽) 방위상은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방콕에서 만나 입을 굳게 다문 채 간극만을 확인한 모습이 국내엔 각인돼 있다. 지난해 8월 고노 당시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는 강 장관. /뉴시스
고노 다로(왼쪽) 방위상은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방콕에서 만나 입을 굳게 다문 채 간극만을 확인한 모습이 국내엔 각인돼 있다. 지난해 8월 고노 당시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는 강 장관. /뉴시스

일본 언론에서 후임 총리로는 고노 다로 방위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의원 내각제' 체제인 일본은 '대통령제'인 우리와 달리 다수당 대표(총재)가 총리를 겸하게 된다. 총재가 되기 위해선 다수당 소속 중의원이어야 한다. 참의원에게도 자격이 주어지지만, 참의원 출신 의원이 총리가 된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먼저, 고노 다로 방위상은 외무상과 방위상을 모두 지낸 일본 정부 내 '외교·안보 통'이다. 특히 고노 방위상은 2019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시작된 한일무역갈등 당시 외무상을 지냈다. 당시 강경화 장관과 방콕에서 만나 입을 굳게 다문 채 간극만을 확인한 모습이 국내엔 각인돼 있다.

다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사과한 고노 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의 장남으로도 알려져 있고, 과거엔 한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한국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관방장관은 일본정부의 대변인을 담당하는 '관방장관'으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 국내 언론에도 자주 등장한다. 관방장관은 행정부 각 부처를 아우르며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는 자리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을 처음 보도한 주간지 슈칸분슌이 27일엔 "아베 총리가 직을 내려놓고 자민당이 새 총재를 뽑을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는데, 총리가 유력 후계자로 여기는 인물이 스가 요시히데 장관"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베 정부의 대변인답게 그동안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 한일 역사문제에서 강경입장을 대변해왔다. 또한, 아베 총리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한일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일본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차기 총리가 취임한다고 하더라도 한일관계가 갈등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AP.뉴시스
국내 일본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차기 총리가 취임한다고 하더라도 한일관계가 갈등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AP.뉴시스

이시바 전 자민당 간사장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 꼽힌다. 방위대신, 농림수산 대신 등 일본 내각에서 중임을 맡았고, 자민당 간사를 지낸 만큼 정치력을 인정받은 정치인이다. 다만, 최근 아베 총리가 이시바에 만큼은 총리직을 물려주기 꺼려한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나왔다. 총리 선출 가능성이 적지만, 거론된 인물 중에건 가장 한일관계에 있어 온건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국내 일본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차기 총리가 취임한다고 하더라도 한일관계가 갈등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새로운 총리 취임으로 한일관계의 전환점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강제징용에 대한 인식은 아베 총리만의 인식이 아니라 일본 정부의 입장이기 때문에 크게 변하진 않을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국제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아베 총리 개인의 한일관계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 장애물은 분명 존재했고, 우리 국민들의 아베 총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분위기를 전환시킬 분기점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아베 총리가 교체된다고 해도 새로운 대안이 나올 것 같진 않다"면서 "거론되는 인물들 사이에서 강제징용, 수출문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관련한 입장 차이가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새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 어떤 소통이 이뤄질 것인가가 중요하다"면서 "문제를 인식하고 대화를 계속해 나간다면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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