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이해찬의 2년 "180석 탄생 vs 소통 부재" 극과극 평가
입력: 2020.08.29 00:00 / 수정: 2020.08.29 00:00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9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28일 더불어민주당사에서 퇴임 기자회견하고 있는 이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9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친다. 28일 더불어민주당사에서 퇴임 기자회견하고 있는 이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야당과 협치·입법 성과 면에서 부족

[더팩트|문혜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전당대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게 됐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2년차 중반기에 집권한 이 대표는 '원팀'을 강조하며 '한 목소리 내기'에 집중했다는 평가와 '당내 소통'에 부족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다.

2년 전 당 대표 수락 연설문에서 이 대표는 "우리 당은 하나가 될 때 승리하고 분열할 때 패배했다. 철통 같은 단결로 문재인 정부를 지키자"고 강조한 바 있다. 7선 의원인 이 대표는 친노무현계로 당선 당시 문 정부 입법 성과와 당내 화합을 이뤄낼 적임자로 기대되기도 했다. 30년 정치인생의 마지막 자리로 민주당 당 대표를 선택한 그는 "이 시대의 포로가 돼 마지막 소임을 다하겠다"며 "강력하고 유능한 여당"을 목표로 내세웠다.

취임 후 이 대표는 종부세 강화 등 부동산 정책, 소득주도 성장, 북한 문제, 적폐청산, 공공기관 이전 등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이 한창일 때는 당내 불협화음을 적극 제지하는 등 면모를 모였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윤미향 의원 논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한 사안에 모두 '함구령'을 내리면서 지난 총선 이후 중도층의 지지를 일부 잃게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럼에도 대표적인 '공'으로 꼽히는 것은 21대 총선에서 180석 거대 여당을 이끌어낸 점이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설치안 등을 통과시키며 새로운 환경의 총선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또 과감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스템 공천을 통해 인사를 배정했다.

이 대표의 가장 큰 공은 180석 여당의 탄생이다. 다만 당내 논란에 대해 함구령을 내리면서 중도층 지지를 철회시켰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2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 /배정한 기자
이 대표의 가장 큰 공은 180석 여당의 탄생이다. 다만 당내 논란에 대해 '함구령'을 내리면서 중도층 지지를 철회시켰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2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이 대표. /배정한 기자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2년은 총선 압승과 당을 일사불란하게 운영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국민 신뢰를 더 끌어올리거나 이 대표 개인의 비전과 정치를 보여준 부분은 없다. 또, 여야 관계 속의 협치나 입법성과 부분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췄다고 볼 순 없다"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 역시 이해찬 민주당의 가장 큰 성과로 '21대 총선 압승'을 꼽았다. 그는 "당 지도부는 큰 선거를 어떻게 치르느냐가 중요한데, 본인이 당 대표로 있으면서 180석의 역대 최고 성과를 냈다.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어 "둘째는 당내 리더십 장악의 문제다. 집권당이라고 하면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 대표는 강성이다. '이해찬 리더십'을 확고히 구축하는데 성공했다"고 했다.

반면 단점으로는 이 대표의 '공포 정치'를 언급했다. 박 평론가는 "이 대표의 이미지를 향한 비호감이 있다"며 "당에서도 지나치게 독불장군이다. 이는 결국 민주당을 젊고 역동적인 정당으로 만들기엔 결정적 장애가 됐다. 결국 빨리 당 리더십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를 불러왔다는 한계"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문 정부와의 관계에서 국회의 성과를 만들진 못했다. 집권당은 성과를 만드는 게 가장 큰 과제인데, 성과가 부족하다 보니 임기 4년차에 문 정부가 쫓기는 상황이 됐다. 여야 관계 속에서 협치도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공포 리더십'이 포착됐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최고위원 후보들은 "버럭하는 것은 배우기가 좀 그렇다"(노웅래), "무섭다. 이야기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충고를 듣기 힘들다"(이원욱), "새로운 상상력이나 도전에 대해선 대부분 안 된다고 생각하는 면이 강하다"(김종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퇴임 후 국회 앞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28일 퇴임기자회견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는 퇴임 후 국회 앞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 대표가 28일 퇴임기자회견 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는 퇴임 후에도 여의도에 머물며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두 달 전 이 대표는 여의도에 사무실이 있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28일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대표는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여러가지 노력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가장 위기라고 느낀 순간에 대한 물음엔 "남북관계에 대해 충분히 교류 기반을 만들고 싶었는데 요즘 남북관계는 고착상태다. 그 점이 아쉽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에서 이뤄진 간담회에서 차기 지도부를 향한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내일이면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는데 지금 시대에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일을 해도 국민과의 소통, 당원과 소통, 여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소통하는 자세로 임해줬으면 좋겠다"며 "당의 민주적 운영도 중요하다. 2년동안 500회가 넘는 회의를 했는데, 민주적으로 충분히 의견을 두루 듣고 토론해서 결론을 냈다.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재집권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이 대표는 "제가 35살부터 정치를 시작해 60대 후반까지 30여년 간 공직에 있었다. 오늘이 공적 역할로 마지막 날이라 당 대표로서 마지막"이라며 "현역 정치인은 아니지만 국민으로, 당원으로 항상 나라를 생각하고 걱정하면서 열심히 살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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