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8일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로서 총리라는 자리에 계속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총리직 사임을 공식 선언했다. /AP.뉴시스 |
"총리라는 자리에 계속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8일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총리라는 자리에 계속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총리직 사임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24일 일본 최장수 총리를 기록한 지 나흘 만이다.
NHK 등 일본 언론 앞에 선 아베 총리는 "정치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결과를 내는 것이다. 저는 정권 출범 이래 7년 8개월에 걸쳐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병과 치료를 하면서 체력이 완벽하지 않은 그런 상황에서 중요한 정치판단에 문제가 생기는 그런 일, 결과를 내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 총리가 임명되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아베 총리는 14년 전인 2006년 52세의 나이에 전후 최연소 일본 총리에 취임했으나 지병 악화로 재임 기간 366일만에 사임했다. 2012년 중의원 선거에서 정권을 탈환해 5년 만에 다시 총리 자리에 올라 7년 8개월간 재임, 지난 24일로 연속 재임기간이 2799일을 기록,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의 기록(2798일)을 넘어서며 역대 최장기간 재임 총리가 됐다.
교도 통신은 아베 총리의 사임 발표 이후 자민당이 신속히 새 총재를 선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후임 총리도 강경파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현재 대표적인 '포스트 아베'는 고노 다로(河野太) 일본 방위상과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이다.
고노 다로 방위상은 지난해까지 외무상으로 재직, 한국과의 관계 악화 원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특히 최근에는 일본 자위대의 공격능력 논란에 "한국에 사전에 양해를 구할 필요가 있느냐"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또한, 우리나라를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낸 인물이다. 그는 안중근 의사와 관련해 "안중근은 일본 초대 총리를 살해해 사형 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는 등의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건강이상설을 꾸준하게 제기했다. 특히 지난 17일, 24일 2주 연속 게이오 대학병원을 방문하면서 의혹을 키웠다. 지난 24일엔 병원에 다녀온 뒤 "지난주 검사의 결과를 자세히 듣고, 추가적인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검사 내용이나 결과 등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지난 2007년 지병인 궤양성대장염이 악화해 퇴진한 전례가 있음을 들며, 자민당 총재 임기 1년여를 앞두고 사임을 하는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