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국회는 '방역 중'…코로나 확산 공포에 "회의 다 취소해야"
입력: 2020.08.21 05:00 / 수정: 2020.08.21 05:00
최근 수도권 중심의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국회 차원의 방역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된 국회 모습. /배정한 기자
최근 수도권 중심의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국회 차원의 방역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된 국회 모습. /배정한 기자

사무처, 감염 예방조치 '강화'…보좌진 '재택근무' 요구 목소리도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강화한다며 주말 하객 50인 이상의 실내 결혼식도 취소하거나 벌금내는데…좁은 공간 다닥다닥 비말 오가는 상임위는 그대로~!"-국회 보좌진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

최근 수도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증하면서 국회 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주일에 수십개의 토론회와 상임위가 열리는 국회에서 더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산 국회가 시작된 지난 18일부터 국회 토론회와 세미나는 대부분 취소 및 연기됐고, 상임위원회 일정도 일부 조정됐다. 국회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적용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예방조치 강화에 나섰다. 각 상임위원회 회의장 참석인원과 회의장 밖 정부 대기인원은 제한하도록 권고한 상태다. 실제 국회 본관에 위치한 각 상임위원회 앞 의자와 책상은 5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회관 세미나실은 모두 정원의 50%, 50명 미만 인원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며 "의장께서 직접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정부가 2주동안 진행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따라 가급적 회관 이용 자제에 동참해달라'고 한 상황이다. 토론회도 많이 취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각 상임위 영상회의 등 '언택트' 방식 적용을 위한 조치도 진행 중이다. 국회는 지난 7월 3차 추가경정예산으로 반영된 상임위 회의장 비대면 회의체계 구축예산 4억 5000만 원을 활용해 구축 절차에 돌입했다. 이어 비대면시스템과 관련한 국회법 등 관련 규정 개정을 거쳐 올해 정기회 중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자회견이 이뤄지는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과 자유석 좌석도 30% 수준으로 축소됐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부스에 계신 취재진들은 재택 여부를 파악 중이다. 다만 취재를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일부 재택 등을 강하게 협조 요청을 드리고 있다. 많은 언론사들이 동참해주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국회 본관에 위치한 각 상임위 회의실 앞 의자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문혜현 기자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국회 본관에 위치한 각 상임위 회의실 앞 의자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문혜현 기자

다만 '의원 재량'인 국회의원 보좌진 재택 여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관계자는 "회보 형식으로 (재택 권고가) 의원실까지 가고 있다"며 "각 의원실 판단 하에 재택근무 하는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국회 내에선 여전히 각 상임위 일정, 일부 세미나와 토론회 및 보좌진 전원 근무가 이어지면서 '안이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취재 결과 재택 근무에 돌입한 의원실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직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커뮤니티 '여의도 옆 대나무숲'엔 "사무처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한 국회 직원은 "국회 바로 옆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10명 이상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이들 가운데서도 전광훈 씨를 비롯해서 코로나 확진자가 속속 나오고 있다. 듣기로는 일부 전현직 의원들과 보좌진들도 참석했다고 한다"며 "지난 2월에 있었던 사상 초유의 국회 폐쇄가 반복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8월 초부터 국회 보좌진들의 휴가 사용이 빈번했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지역감염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국회 보좌진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회관이나 본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 잠복기간인 향후 1-2주 동안은 국회 사무처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수준인 10인 이상의 모임 금지는 물론, 각종 토론회와 간담회는 가급적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만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해주시기 바란다. 또, 회관과 본청, 소통관 운영에 필요한 필수인력을 제외하고는 재택근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다"고 요청했다.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일각에선 각 회의 취소와 함께 국회 보좌진들도 재택근무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더팩트DB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일각에선 각 회의 취소와 함께 '국회 보좌진들도 재택근무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더팩트DB

이에 따라 국회 직원 재택 근무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래통합당 보좌진 협의회는 우선 각 보좌진에 마스크 100장과 손소독제, 마스크 걸이를 지급한 후 추이를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박준수 통합당 보좌진 협의회 회장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정부 지침을 따르고 있다.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경우 더불어민주당 보좌진 협의회, 국회 사무처와 함께 논의해 지침을 마련하고 기존 인원의 절반 정도를 재택 근무하도록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보좌진들로부터 (재택근무 관련) 문의가 많이 왔었다. 현재 2단계기 때문에 3단계가 되면 민주당 보좌진 협의회·사무처와 다시 만나 공문 형식으로 지침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지금 결산 국회도 진행 중이고, 추가적으로 추경 등 논의가 있어 힘든 상황이지만, 보좌진들의 감염 예방에 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보좌진은 통화에서 "국회의장과 각당 차원의 엄정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의원은 한명 한명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국회 차원의 충분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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