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제2의 박용진이 되자' 여야, '2020 국감' 열공 중
입력: 2020.08.18 05:00 / 수정: 2020.08.18 05:00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조만간 시작된다. 의원실은 자료 수집 등 벌써 국감 모드에 돌입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국회에서 대기 중인 정부부처 공무원들. /배정한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조만간 시작된다. 의원실은 자료 수집 등 벌써 '국감 모드'에 돌입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국회에서 대기 중인 정부부처 공무원들. /배정한 기자

코로나19 대응·윤석열·태양광 및 4대강 사업 등 현안 부각될 듯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국정감사(국감) 시즌이 5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회의원과 의원실이 벌써 '열공 모드'에 돌입했다. 2018 국감에서 유치원 회계 부정 의혹 제기로 여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제2의 박용진'이 되기 위한 의원들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13일 현재 여야 각 의원실은 '국감 소재(아이템)'을 긁어모으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한 초선 의원실 보좌진은 "휴가 가는 의원실이 많다. 우리도 이달 말쯤부터 자료들을 취합하려고 한다. 그 뒤에 어떤 아이템을 택할지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매년 실시되는 국감에서 의원 300명 가운데 여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의원실은 머리를 쥐어 짜낸다. 이 보좌진은 "모든 의원실이 다루는 소재라면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튀기 어렵다.) 아이템이 신선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내부 얘기도 듣고 해야 할 것 같다. 맨땅에 헤딩하듯이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의지를 보였다.

◆ "국감 제보 받습니다" 의원실은 열공 중

이런 이유로 국감 소재는 국감장에서 밝힐 때까지 공개하지 않는 게 의원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동의한 원칙이다. 일종의 '영업 비밀'인 셈이다. 정의당 한 의원실 보좌진은 "언론에 미리 알리면 다른 의원실에서 같은 소재로 국감을 준비해 몇 달 간 고생한 보람이 사라지는 허탈한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의원실에선 소재에 대한 국감 준비가 좀 무르익은 뒤에 알리려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미래통합당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도 "산하기관으로부터 자료들을 취합하고 소재를 정하고 있지만 알려드리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여름 휴가도 반납하고 일찌감치 국감 모드에 돌입한 의원실도 있다. '코로나19 의사' 출신으로 잘 알려진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보건복지위)는 최근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국감 제보를 받고 있다. 그는 "보건복지위 관련기관의 문제점, 예산낭비, 제도개선 필요사항 등 면밀한 감사가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 제보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국감은 국정전반에 대해 소관 상임위별로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실시하는 감사다. 정국 내내 여당에 끌려다니는 야당 국회의원들에겐 '한방'을 노리며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회 돌아가는 사정에 익숙지 않은 초선 의원실은 국감 준비 과정에서도 애로사항을 겪는다. 감사를 받는 기관이 "국가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등 갖가지 이유로 자료 제출을 꺼리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소수당의 경우 더 쉽지 않다. 정의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산하기관에 자료를 요청해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군데에 다양한 건을 문의하고 있다"고 했다.

반복되는 이슈 제기와 시정되지 않는 행태로 '국감 무용론'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국감에서 의미 있는 문제 제기가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2018년 20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유치원 회계 부정 의혹을 폭로하면서 '유치원3법'을 당론으로 모아 올해 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하는 쾌거를 거뒀다. 법안의 찬반과 관계없이 분명히 드러난 문제를 공론화해 정치권과 사회에 해결책을 촉구한 사례로 남았다.

◆ 코로나19 대응·윤석열 검찰·태양광 사업 등 현안 맞물려 부각될 듯

이번 국감에선 올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10일 발간한 '2020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부문 관련 코로나19 상황에서 트래픽 관리를 핵심 이슈로 꼽았다. 올해 상반기 개학 연기에 따라 EBS 트래픽 폭증 현상이 나타났는데 향후 장애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트래픽 유형에 따른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제어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공개에 따른 관리 보완 문제도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감도 청와대와 국회, 법무부를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와 법사위가 주목된다.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배정한 기자
올해 국감도 청와대와 국회, 법무부를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와 법사위가 주목된다.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배정한 기자

또, 여야 간 쟁점이 큰 현안이 국감장으로 넘어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법무부를 피감기관으로 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이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출석과 여야의 치열한 정치공방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맞물려 윤 총장에 대한 여야 대립이 절정에 달했다.

법사위는 타 상임위와 달리 국감에서 정책보다 현안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민주당 법사위 소속 한 의원실 보좌진은 "다른 상임위 보좌진들이 우스갯소리로 '법사위 국감은 뉴스만 잘 보면 된다'라고 할 정도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현안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와 함께 과방위에선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권언유착' 의혹, '검언유착' 의혹 관련 KBS의 오보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노동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이번 집중호우로 주목받은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에선 산지를 깎아 설치한 태양광 시설로 산사태가 나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여권에선 "태양광 피해 시설이 12곳뿐"이라며 반박하며 맞서고 있다. 하지만 빈도를 떠나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된 만큼 야당이 정부의 태양광 에너지 사업 기조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에 종사하는 환경단체와 여권의 긴밀한 관계도 조명될 수 있다.

외교통일위원회에선 일본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미국 대통령 선거, 남북 관계 등 국내외 정세 현안이 주목된다. 입법조사처 보고서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화해치유재단 해산 이후 피해자의 형평성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세심한 대응이 추가로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권고했다. 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 1월 정부가 "2015년 합의는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이 될 수 없다"면서도 "일본 정부에 재협상은 요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화해치유재단 활동은 중단되고 일부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의 지원금 지금도 중단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윤미향 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의혹 논란과 맞물리면서 야당이 '한방'을 노릴 수 있는 쟁점 사안이 될 수 있다. 또 미국 대통령 선거가 국감 기간인 오는 11월 3일 실시되면서 이와 관련해 관련해 남북미 관계, 북한 핵문제와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의 과제들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국감장에서도 정책 공방보다 현안 중심으로 대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대검찰청에 청와대의 6·13 지방선거 민주당 공천 개입 의혹 관련 고발장을 제출하는 주광덕·전희경 전 의원과 곽상도 의원(왼쪽부터). /남윤호 기자
여야는 국감장에서도 정책 공방보다 현안 중심으로 대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대검찰청에 청와대의 6·13 지방선거 민주당 공천 개입 의혹 관련 고발장을 제출하는 주광덕·전희경 전 의원과 곽상도 의원(왼쪽부터). /남윤호 기자

정부의 일자리 문제는 이번 국감에서도 빠지지 않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입법조사처 보고서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와 관련해 "현재 사업은 4년(2018년 7월 ~ 2021년)간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고용창출로 인한 효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청년일자리 사업이 본래 취지에 맞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발전가능한 일자리의 기준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청년들이 일자리에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은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 곳에 예산이 투자돼 예산 낭비와 불량 일자리만 창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도 여야 대치 국감 예고...'대표 공격수' 주목

지난해 국감은 조국 전 장관 사태 직후 실시돼 '조국 2라운드 대전'이라고 평가받았다. 올해도 '검찰개혁'을 밀어붙이려는 여당과 이를 '검찰탄압'이라며 발발하는 구도가 이어지면서 법사위와 청와대를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가 국감의 꽃이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투쟁력 강한 야당 '대표 공격수'의 활약이 주목된다.

운영위에는 '청와대 저격수' 곽상도·김도읍 의원이 눈에 띈다. 곽 의원은 박근혜 정부 첫 번째 민정수석으로, 문 정부 출범 이후부터 문 대통령 자녀 의혹 등을 제기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윤미향 의원의 재산 증식 의혹을 제기하며 여권을 흔들어놓았다. 이번 국감에서도 두 의원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사위에는 간사인 김 의원과 윤한홍·장제원·유상범·전주혜·조수진 의원이 배치돼 있다. 3선인 김 의원을 필두로 여당과 한판 대결이 전망된다. 민주당은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와 윤석열 검찰 국정감사 때 활약했던 김종민·박주민·백혜련·송기헌 의원을 비롯해, 초선 의원 가운데 고검장 출신의 소병철 의원, 조국 법무부에서 법무·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변호사) 의원, '조국 백서'에 참여했던 김남국 의원 등을 배치해 '수비수'로 두고 있다. 21대 국회에선 16개 상임위 위원장이 모두 여당 소속으로, 국감 증인 출석과 일정 등에 대한 여야 합의도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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