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에서 나온 자성론…조응천 "편 가르기에 말로만 '민생' 외쳐"
입력: 2020.08.17 14:49 / 수정: 2020.08.17 14:49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자 당 내부에서 자성론이 터져 나왔다. 6월 29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로 선임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자 당 내부에서 자성론이 터져 나왔다. 6월 29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 간사로 선임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민주 전당대회 관심·논쟁·비전 3無…끝장토론 열자"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당 지지율이 급락하며 위기에 처하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편 가르기 하고 말로만 민생을 외쳤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7일 전당대회 차기 당대표 지도부 후보자들을 향해 "비전이 없다"고 비판하며 당 쇄신을 위한 끝장토론을 열자고 제안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국면 실망감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말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지금 위기 상황에 처했다. 지지율 숫자는 현실을 다 드러내지도 못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언제부턴가 우리 편과 저 편을 가르기 시작했고 이중 잣대로 가늠했다"며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 국정철학의 주요 축인 평등과 공정, 정의의 가치는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거꾸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현 정권의 편 가르기와 '적폐청산'에 집중된 국정운영이 지지율 급락의 원인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도 차기 지도부에 도전하는 8·29 전당대회 후보자들은 친문(親文) 표심에만 호소하느라 뚜렷한 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 8·29 전당대회가 관심, 논쟁, 비전이 없는 '3무(無) 전당대회'라며 "'내가 대표가 되면 민주당을 이렇게 이끌 것이고, 내가 최고위원이 되면 당은 저렇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하시는 분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설정에 대해서도 언급하시는 분이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어떤 후보한테 물어보니 '일단 당선되고 봐야 하지 않겠나. 당선되고 나면 달라질 거다'라는 대답이 돌아오고, 다른 후보는 '당이 혼란스러운데 내가 나서서 중심을 잡아야 할 것 아니냐'고 강변한다"며 "후보님이 표를 쫓아 우왕좌왕인데 당선되더라도 당의 진로를 더욱 혼미하게 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느냐"고 했다.

당내 소장파 중 한 명인 조 의원은 여권 내에서 소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도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도 (이런 글을) 쓸지 말지 주저하고 있다"며 "좋은 게 좋다고, 더 이상 미운 털 박힐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수시로 자기 검열했음을 고백한다"고 했다. 이어 "SNS나 방송에서 '정면돌파다. 큰 걱정할 필요 없다'는 당당한 주장은 대놓고 실명을 걸고 나오는데, '이대론 안 된다. 큰일이다'는 우려는 어쩌다 한 번 익명으로 나온다"며 "당당한 실명이 소심한 익명을 공격하기도 한다. 계속 자기검열에 열중하다 보면 그 익명조차 사라지겠다 싶은 조바심이 든다"고 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당 쇄신 방향을 논의하는 끝장토론을 열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대로는 안 된다. 이제라도 국민 눈높이, 국민 정서와 싱크로율을 높여야 한다"며 "총선에서 야당을 지지한 40% 넘는 국민의 뜻도 헤아리고, 절차적 민주주의도 지켜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고 했다. 이어 "전당대회는 위기를 논하는 장이 돼야 한다"라며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게 어렵다면 당 대표 후보, 최고위원 후보들끼리라도 모여 끝장토론이라도 열어 달라.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새로운 지도부의 인식과 해법을 보여달라"고 했다.

unon8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