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文대통령, 한일·남북관계 해법의 '헌법 10조 시대'
입력: 2020.08.15 14:40 / 수정: 2020.08.15 14:40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인간의 존엄·인권 강조…강제징용 배상 문제·남북 협력 관통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헌법 제10조)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헌법 제10조의 시대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존엄성과 인격권, 행복추구권 등 인간의 기본 권리를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법을 앞세워 '개인의 광복'을 강조했다. 특히 개개인의 보편적 인격과 존엄 보장 의무는 문 대통령이 비중 있게 언급한 외교 현안을 관통하고 있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강제징용 사죄와 경제보복 철회를 요구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강제징용 사죄와 경제보복 철회를 요구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 日 강제징용 문제 해결, '인권 존중'에서 출발

특히 개개인의 보편적 인격과 존엄 보장 의무는 문 대통령이 비중 있게 언급한 국내외 현안을 관통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강제징용 배상 문제로 촉발된 경제 보복 등 일본과 극심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 중심'의 시각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전범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의 인권을 존중해 책임을 다한다면 이는 일본의 국격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삼권분립에 기초한 민주주의,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법의 원칙을 지켜가기 위해 일본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한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는 일본과 한국, 공동의 노력이 양국 국민 간 우호와 미래 협력의 다리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이 과거와 현재의 갈등을 청산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일제강점기 강제 노역에 시달린 피해자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전제가 달렸다. 일본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은 '인권 존중'에서 출발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독립을 이뤄내며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고 언급한 대목은 일본으로서는 신경쓰일 수 있는 부분이다. 더는 한국이 일본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얘기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연결하면 우회적으로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광복절에 '극일' 의지를 드러냈던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든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수해 복구에 대한 외부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확대회의와 비공개 회의 당시의 모습. /조선중앙TV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수해 복구에 대한 외부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확대회의와 비공개 회의 당시의 모습. /조선중앙TV

◆ 남북 '생명공동체'…'상생' 협력 강조

문 대통령은 교착 국면이 장기화하는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있어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키워드로 삼았다.

문 대통령은 "진정한 광복은 평화롭고 안전한 통일 한반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삶이 보장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평화를 추구하고 남과 북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도 남과 북의 국민이 안전하게 함께 잘 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라면서 "방역 협력과 공유 하천의 공동관리로 남북의 국민들이 평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근 북한이 코로나19·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전염병과 호우 피해 악재가 겹치면서 위기에 직면한 상황을 남북 방역 협력을 통해 극복하자고 간접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운전까지 해가며 비 피해 지역인 황해도 수해 현장을 찾아 민심을 다독였던 점과 문 대통령의 국민 안전을 강조한 점이 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북한이 방역 등 남북 협력 사업에 호응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에서 수해 복구와 관련해 외부적 지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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