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지지율 뒤집은 통합당 '전북 남원' 수해복구 현장 가보니
입력: 2020.08.13 17:38 / 수정: 2020.08.13 17:38
13일 오후 전북 남원 용전마을 수해 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남원=허주열 기자
13일 오후 전북 남원 용전마을 수해 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남원=허주열 기자

'정치인' 타이틀 내려놓고 폐허가 된 마을 복구에 구슬땀

[더팩트ㅣ남원=허주열 기자] 13일 오후 찾은 전북 남원시 금지면 하도리 용전마을은 최악의 수해(水害)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섬진강과 요천의 합류 지대에 87세대가 거주하는 이 마을은 최근 집중호우로 인근 섬진강 제방이 무너지면서 주택 천장까지 물이 차올라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마을 입구부터 심상치 않았다. 미래통합당 각 당협에서 자원봉사자를 싣고 온 버스 십여 대, 군용 트럭, 소방차, 인근에서 지원을 나온 자원봉사자들의 차가 뒤얽혀 마을 입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마을 내부로는 마을 주민의 차량과 복구 작업을 위한 차량만 진입할 수 있었다.

◆최악의 수해 마을에 모인 300명의 통합당 자원봉사자

마을 입구에서 내려 마을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본 주변 풍경은 폐허를 방불케 했다. 붕괴된 주택의 잔해와 침수로 버릴 수밖에 없게 된 가재도구, 벽지, 장판 등이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또한 집마다 통합당 자원봉사자, 군인, 경찰, 의용소방대가 달라붙어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복구 작업을 거들고 있었다.

통합당은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28명의 의원과 전국에서 모인 당원 270명이 오전 10시쯤 이 마을에 도착해 5인 조로 나눠 60개 팀이 수해를 입은 각 집을 찾아 재사용이 가능한 가재도구 세척, 쓰레기 처리 등 복구를 도왔다.

한 주택에 대한 지원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길에 취재진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용전마을은 인근에 둑이 터져서 물이 집 천장까지 차올랐다고 한다"라며 "마을 전체가 침수돼 피해가 엄청나다. 당정이 침수된 가구에 지원하는 재난지원금을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는데, 이걸로는 턱도 없는 수준"이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각종 가재도구, 벽지·장판까지 모두 새로 장만해야 할 수준"이라며 "최소 3~4배는 재난지원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 또 용전마을에 시급한 것은 별도로 마련된 잠을 자는 장소로의 이동을 위한 셔틀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3일 오후 최악의 수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가운데 복구 작업이 한창인 남원 용전마을 풍경. /허주열 기자
13일 오후 최악의 수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가운데 복구 작업이 한창인 남원 용전마을 풍경. /허주열 기자

주 원내대표에 따르면 마을 사람들 사이에선 이번 수해가 '인재(人災)'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실제 전북 남원시장, 임실군수, 순창군수, 전남 곡성군수, 구례군수 등 섬진강댐 하류 방류피해를 입은 지자체장 5명은 전날(12일) 성명을 통해 "섬진강 수계 집중호우 피해는 한국수자원공사의 댐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인재"라며 "수자원공사 등 댐 관리 기관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집중호우가 예보됐으면 미리미리 방류해 물 항아리를 비워야 하지만, 담수를 고집하다가 섬진강 수위가 최고로 높아진 8일 오전 갑자기 댐 최대치인 초당 1870t을 긴급 방류해 댐 하류 지역 주민들이 사상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주 원내대표도 "섬진강 중간에 하중도(섬)가 생겨 이것을 제거해야 한다는 지자체의 요구 있었는데, (관계 기관은) 섬진강은 자연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하면서 일체 손을 안 댔다"라며 "물을 가둬둘 항아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댐의 물을 미리 비워 홍수에 대비해야 하는데 만수위까지 기다렸다 갑자기 방류해 하류 지역에 물난리가 났다. 어찌보면 인재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잠깐의 대화 후 주 원내대표는 30분쯤 뒤 다시 이야기하자며 정운천 의원 등 같은 자원봉사자 조원들과 함께 다른 주택을 지원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 사이 직접 살펴본 용전마을 곳곳은 처참했다. 주택 일부가 붕괴된 집이 상당했고, 붕괴되지 않은 집은 못 쓰게 된 가재도구는 버리고 그릇 등 쓸만한 것은 세척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후 취재진과 다시 만난 주 원내대표는 "이곳에 와보니 골목골목 집마다 (수해 피해가) 너무 심각하고, 여기 사는 분들은 얼마나 막막할까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며 "정치, 행정을 잘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는 오늘 (원내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려고 했는데, 당원 300명이 수해 복구 지원을 간다고 해서 저도 함께하는 게 의미가 더 있겠다고 생각해 이곳에 왔다"라며 "60개조로 나눠 집마다 들어가서 가재도구 정리, 그릇을 씻고, 쓰레기를 나르는 일을 많이 했다. 앞으로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당협별로 봉사조직을 구성해 필요한 곳에 즉시 투입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13일 오후 남원 용전마을 입구에서 (왼쪽부터) 통합당 정희용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정운천 의원이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13일 오후 남원 용전마을 입구에서 (왼쪽부터) 통합당 정희용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정운천 의원이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주호영 "피해 심각…마음이 너무 아프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주 원내대표 외 김은혜 대변인, 배현진·최형두 원내대변인, 김도읍 의원 등 통합당 의원들은 얼핏보면 국회의원이라는 것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시골 마을에 거주하는 이들과 같은 편안한 복장으로 복구 작업에 참여해 구슬땀을 흘렸다. 특히 복구 지원 과정에서 "통합당에서 나왔다"는 말을 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 통합당에서 봉사활동을 나온 것을 모르는 마을 주민도 있었다.

이에 대해 통합당 관계자는 "수해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정당에서 나와서 보여주기식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안 좋다고 봐서 진정성 있는 도움을 주려고 하다 보니 모르는 주민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차례 현장을 찾은 기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 주 원내대표는 "수해로 피해를 본 지역이 많아 자원봉사자가 아직 많이 필요하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복구 작업을 돕기 위해 자리를 떴다.

한편 일부 언론에선 통합당이 초선 의원 동원령을 내려 봉사활동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중앙재해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희용 의원은 마을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들 단체 카톡방에서 수해 복구 자원봉사 관련 공지를 한 것으로 그 안에 주 원내대표와 중진 의원도 있다"라며 "오늘도 박진, 김도읍, 윤재옥, 이만희, 정운천 의원 등 재선 이상 많은 의원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또 "당협별로 피해가 심각한 곳에 대한 지원 요청을 받아 중앙당에서 가장 지원이 필요한 곳을 선정해 자원봉사를 결정하고 있다"며 "다른 곳에 대한 지원은 다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지속적인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예고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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