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의 21대 총선 반성문…"'공천 실패' 책임자가 없다"
입력: 2020.08.13 13:25 / 수정: 2020.08.13 13:25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백서제작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13일 비상대책위원회에 총선 백서를 보고하고 활동을 종료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백서제작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13일 비상대책위원회에 총선 백서를 보고하고 활동을 종료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전략 부재·공천 실패·막말 논란 등 총체적 문제 백서에 담아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백서제작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13일 비상대책위원회에 총선 백서를 보고하고 활동을 종료했다.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백서는 '상대 정당의 실패에 대한 반사이익에 기대 안이하게 선거에 임했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공천에도 실패했다'로 요약된다.

'공천 실패'는 20대 총선에서도 자유한국당(현 통합당)이 참패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4년이 지나 같은 실수를 또다시 되풀이한 것이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이는 없어 한 특위 위원은 이를 백서의 한계로 지목하기도 했다.

특위는 21대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한 객관적 조사를 위해 지난달 2~10일 한국갤럽의 자문을 받아 리스트를 활용한 전화조사 방법으로 총선 출마자와 출입기자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통합당 취재기자들은 △대선 이후 이어진 중도층 지지 회복 부족 △선거 종반 막말 논란 △최선의 공천이 이루어지지 못함 △중앙당 차원의 효과적인 전략 부재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 부족 △40대 이하 연령층의 외면 △코로나 방역 호평 대통령 긍정 평가 증가 △강력한 대선 후보군 부재 △국민을 움직일 공약의 부족 △정부∙여당의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 순으로 패배의 이유로 꼽았다.

반면 통합당 내부 인사인 총선 출마자들은 △중앙당 차원의 효과적인 전략 부재 △최선의 공천이 이루어지지 못함 △정부∙여당의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 △대선 이후 이어진 중도층 지지 회복 부족 △코로나 방역 호평 대통령 긍정 평가 증가 △선거 종반 막말 논란 △40대 이하 연령층의 외면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 부족 △국민을 움직일 공약의 부족 △강력한 대선 후보군 부재 순으로 패배 이유를 꼽았다.

총선 전략과 관련해선 보수 통합과 정권 심판, 현역 의원 물갈이만 하면 총선에 승리할 수 있다는 단순한 전략에 총선기획단-공천관리위원회-중앙선거대책위원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컨트롤 타워의 부재와 분절현상이 패배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난 6월 22일 국회에서 통합당 백서제작특위 1차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6월 22일 국회에서 통합당 백서제작특위 1차회의가 열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가장 중요한 출마자를 선정하는 공천과 관련해선 △비례대표와 지역구 공천이 계속해서 번복된 점 △공천 번복 과정에서 최고위와 공관위의 정치력 부재로 갈등이 원만하게 조율되지 못해 혼란을 유발한 점 △당규에 국민공천배심원단의 심사권 조항이 있지만, 이번 총선에 한해 국민공천배심원단을 구성하지 않기로 해 결과적으로 최고위와 공관위의 직접 충돌을 유발한 점이 지적됐다.

하지만 공천 실패와 관련된 책임자들은 모두 책임을 부인했다. 천영식 특위 위원은 백서 뒷이야기에서 "21대 총선 백서를 발간하면서 가장 큰 쟁점과 이슈는 공천 실패였다. 특위는 공천관리 위원회와 당 책임자 등을 잇달아 면담하면서 공천 실패의 책임을 규명하고자 했지만, 면담 과정에서 확인한 것은 공천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는 당사자가 없다는 뼈아픈 현실이었다"라며 "당사자들에게서 자숙과 반성을 기대했으나 변명과 책임회피가 주를 이뤘다"고 꼬집었다.

천 위원은 이어 "재발을 막으려면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당사자들이 공천 실패에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시시비비를 모두 가리는 것은 굉장한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 되어버렸다"라며 "특위는 조사위원회가 아닌 만큼 더 이상 깊이 들어가기에 한계를 갖고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논쟁은 치열했지만, 기록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비록 공천 실패 책임자를 특정해 책임을 묻지 못했지만, 책임을 가진 당사자들의 자숙과 반성을 기대한다"며 "그것이 책임 정당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통합당의 21대 총선 백서는 제작 과정을 거쳐 책자 형태로 다음 주 중으로 시·도당을 통해 전국에 배포될 예정이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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