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김태년, 부동산 '통합당' 탓…김해영 "우리 말이 틀릴 수도"
입력: 2020.08.03 11:07 / 수정: 2020.08.03 11:07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해 오래 논의해왔던 것이라면서 과거 정권의 부동산 정책 폐단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운데).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설훈 최고위원(왼쪽). /배정한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해 "오래 논의해왔던 것"이라면서 과거 정권의 부동산 정책 폐단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운데).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설훈 최고위원(왼쪽). /배정한 기자

이해찬 "20대 국회 통과 늦어져 21대로" 김태년 "통합당, 책임 회피 안돼"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통과시킨 '임대차 보호 3법'으로 전세 폭등 등 부작용 우려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해찬 대표는 3일 "사실 20대 국회에서 통과돼야 할 법이 매우 늦어져서 이번 21대 국회로 넘어온 것"이라며 법안 강행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반면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협치를 위해선 내 말만 우리 말만 맞다고 하는 태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30일 본회의를 통과한 임대차보호법 시행에 대해 "이례적일 정도로 신속하게 법안을 처리하고 임시 국무회의까지 열어 공포와 시행을 빠르게 처리한 건 임차인과 임대인은 물론 시장 혼란을 조기에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의 필요성은 오랫동안 논의된 것이지만 입법 처리와 시행이 전격적인 만큼 국민께서 많이 궁금해하고 걱정이 많으리라 생각한다"면서 "당정은 제도 취지와 내용을 최대한 홍보하고 정부는 사례별로 정리해서 배포해 달라"고 했다. 특히 "임대인과 임차인 간 제도 오해에 의한 갈등이 예상되니 신속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오는 4일 본회의에서 임대차 3법 중 남아 있는 부동산 거래신고법과 부동산 3법(종부세법·법인세법·소득세법) 등 부동산 관련 법안과 민생경제 법안들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우리나라 국민 38%가 전·월세 임대차 주거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분들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 시행을 환영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임대차 입법 시행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균형 잡힌 관계가 형성돼 서민 주거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법안 일방 강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통합당을 향해 "매우 유감"이라고 반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거품 현상에 직면한 전 세계 선진국은 투기 차단과 주거 안정을 위해 임대차 상한제와 강력한 보유세를 도입하고 있다"면서 "통합당의 주장대로라면 미국도 독일도 프랑스도 다 공산주의 국가"라고 했다.

이어 "통합당이 공당이라면 투기 세력의 입장만 대변할 게 아니라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정책 대안 갖고 경쟁해야지 철 지난 색깔론으로 정치공세를 하는 건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부동산 집값 안정 실패 현황에 대해서도 통합당에 책임을 물었다. 그는 "부동산 과열을 조기에 안정시키지 못한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 그러나 통합당도 부동산 폭등의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면서 "지금의 부동산 폭등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 누적된 부동산 부양정책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안정화 정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시작된 부동산 정책의 폐단을 극복하고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하면서 당정의 부동산 정책 비판 목소리를 "투기 세력과 결탁한 부동산 복합체의 정책 흔들기"라고 규정한 뒤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투기 이익은 환수하고 다주택자에겐 세금 부담을 강화하며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보호하는 민주당의 '부동산 안정화 3원칙'은 어떤 저항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협치를 위해 내 말만 맞다고 하는 태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지도부를 저격하는 발언을 했다. 6월12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김 최고위원. /이선화 기자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협치를 위해 내 말만 맞다고 하는 태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며 지도부를 저격하는 발언을 했다. 6월12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김 최고위원. /이선화 기자

반면 여당의 부동산 정책 강행에 지도부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내 '소장파'로 평가받는 김 최고위원은 "협치를 위해선 내 말만, 우리 말만 맞다고 하는 태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내 말이, 우리 말이 혹시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마음 한 켠에 둘 때 비로소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회에서 여야 협치가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좀 더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협치는 상대방의 주장 통해 우리가 미처 놓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수정 보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정책은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있기 마련이고 어떤 정책이 실제 실행됐을 때 다른 국면에서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발생시키기도 한다"며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온 의제들 역시 마찬가지다. 오히려 오랜기간 당연하다고 여겨온 의제일수록 그런 의제가 실제로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 백지상태에서 검토할 수 있는 용기가 정치인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부동산 정책 의제가 논의된 지 오래됐다며 신속 처리가 정당하다고 강조한 것을 두고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통합당에도 "대안 없는 반대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상임위 단계에서부터 충실하게 토론에 임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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