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이재명을 잡아라'…'당권' 앞두고 경쟁자에 손 내민 이낙연
입력: 2020.07.30 16:05 / 수정: 2020.07.30 16:05
30일 대선주자 선호도 1,2위를 다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만나면서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이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30일 대선주자 선호도 1,2위를 다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만나면서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이 경기도청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이재명 "당에서 큰 역할 해달라"…화기애애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당권 레이스에 나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선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 의원과 이 지사는 나란히 대선주자 선호도 1,2위를 달리는 사실상 '경쟁자'지만 당권 경쟁에선 든든한 구원투수로 떠오를 거란 목소리가 나온다.

이 지사는 최근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당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이 의원은 총선 이후 선호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두 사람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기도 했다.

이 지사와의 만남을 이 의원 측이 먼저 제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전 의원과의 만남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지난 27일 이 의원의 경쟁자인 김부겸 전 의원이 이 지사를 만나 덕담을 나누는 등 모습이 공개됐다. 이날 이 지사는 김 전 의원을 향해 "김부겸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이 가셨던 길을 걸었기에 개인적으로 존경한다"고 발언해 두 사람의 연대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이 의원은 "경기도의회 가는데 지사님 뵙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경계했다.

30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이 의원과 만난 이 지사는 "총리로 재직 중이실 때 워낙 행정을 잘해주셨다"며 "경험도 많으시고 행정 능력도 뛰어나셔서 문 대통령님의 국정을 잘 보필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덕담했다.

이에 이 의원은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가 지사님의 지도 아래 때로는 국정을 오히려 앞장서 끌어주고 여러 좋은 정책을 제안해주셨다"며 "앞으로도 지자체와 국회가 혼연일체가 됐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이 지방권력에 이어 국회권력까지 차지해 국민의 기대가 높다"며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중차대한 엄중한 시기여서 능력이 높으신 이 후보님께서 당에서 큰 역할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거대여당을 만들었는데 첫 걸음이 뒤뚱뒤뚱하는 것 같아서 국민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 지사(왼쪽)가 대선주자 선호도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당권주자들이 이 지사 지지층의 표를 의식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새롬 기자
최근 이 지사(왼쪽)가 대선주자 선호도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당권주자들이 이 지사 지지층의 표를 의식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새롬 기자

두 사람은 이날 취재진 앞에서 10여분간 만난 뒤 지사 집무실로 옮겨 배석자 없이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이 의원은 이날 면담 후 "한국판 뉴딜은 지방정부와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며 전국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의 여러 역할을 기대하고 (이 지사와)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 지사와의 만남을 비롯해 전국을 순회하며 도의회 기자간담회를 여는 등 당권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을 기점으로 당권·대권 레이스 모두에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 지사는 사실상 '중립 위치'를 지킬 거란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권주자들은 이 지사(지지층) 표도 중요하기 때문에 너도나도 가까이 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다만 이 지사가 당권을 놓고 특정 주자와 협력하는 모습이 드러날 경우 스스로 자충수를 두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경기도지사란 직분과 대선주자로 떠오른 현실을 고려하면 한쪽 편을 들 경우 다른 편을 적으로 두기 때문에 그렇게 할 이유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엄격한 중립을 지키는 게 이재명식 정치"라며 "이 의원도 이 지사가 김 전 의원과만 만날 경우 이 지사 표가 (김 전 의원에게) 가는 것을 의식해 자연스럽게 이 지사를 중립으로 놓기 위해 만남을 제안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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