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난장판 법사위…"민주당이 다 해드세요"
입력: 2020.07.29 15:15 / 수정: 2020.07.29 15:15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등 부동산 관련법 상정을 두고 여야간 고성이 오가며 아수라장이 됐다. 법사위에서 임대차 3법 중 하나인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상정해 표결하려 하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모습. /국회=이새롬 기자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등 부동산 관련법 상정을 두고 여야간 고성이 오가며 아수라장이 됐다. 법사위에서 '임대차 3법' 중 하나인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상정해 표결하려 하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모습. /국회=이새롬 기자

통합당 퇴장 후 주택임대차보호법 등 2건 의결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군사독재시절에도 없는 일. 앞으로 민주당은 민주란 얘기 하지 말라." (김도읍 미래통합당 의원)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 부동산 관련 법안 2건을 심사하기 위해 2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여야 고성에 휩싸이며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미래통합당은 소위원회를 우선 구성해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해당 법을 과거부터 깊이 다뤄왔고, 부동산 시장의 조속한 안정을 고려해야 한다며 통합당 퇴장에도 찬반 토론만으로 법안 심사를 마무리한 뒤 의결을 강행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주택법을 강행하려는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이게 민주주의인가라고 하는 등 강력 항의했다. /이새롬 기자
통합당 의원들은 주택법을 강행하려는 민주당 소속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이게 민주주의인가"라고 하는 등 강력 항의했다. /이새롬 기자

이날 오전 국회 법사위에서 통합당은 부동산 법안 심사 절차상 문제와 부작용 우려 등의 이유를 들며 회의 초반부터 반발했다.

통합당은 우선 여야가 냉각기를 가지며 꾸리지 못한 소위원회 구성이 먼저라고 요구했다. 통합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의사일정을 협의한 적 없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윤 위원장은 "지금 소위원회가 구성되지 않고 있는데 이 상태를 방치할 수 없어 전체회의를 통해 심사하려는 것"이라며 책임을 야당 탓으로 돌렸다.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도 "소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 잠정적 합의가 이뤄졌는데 파기한 건 통합당이다. 의사일정도 이미 간사 간 협의가 끝난 것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통합당은 또 이날 상정 예고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이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국회의안정보시스템상에 '대안반영폐기'로 기록된 것을 놓고 "군사독재 시절에도 있을 수 없다.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회 전산상에 해당 법안들이 미리 '폐지'로 노출된 것은 민주당이 법안 상정을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심각한 사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업무상, 시스템상 착오다"라고 했다. 법사위 수석전문위원도 "'대안'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면 의결 전 원안이 '대안 반영 폐기'로 표기되는 시스템을 파악하지 못한 불찰이 있다"며 "프로그램 구조를 미리 파악하지 못한 행정상 착오"라고 해명했다. 윤 위원장 역시 "위원회 차원에서 조사하여 책임 질 사람이 있으면 지우도록 하겠다"라고 통합당을 달랬다.

절차에 이어 임대차보호법 내용 자체를 두고도 여야가 팽팽히 맞섰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22번의 부동산 대책이 실패해 경험하지 못한 대혼란을 겪고 있다"며 "(개정안은) 청와대 하명에 의해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가. 실패한 22번 대책의 전철을 밟을까 두렵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도 "다음 달 4일 본회의까지 시간이 있으니 소위를 구성해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는 등 심사하고 합의해서 통과시키는 것이 국민에게 할 도리 아닌가"라며 "소위에서 심사·합의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하지만 윤 위원장은 "임대차보호법은 임대료의 폭등을 막아 주거비를 안정시킬 수 있는 법안으로 (법안 처리를 늦춰) 못 가진 분에게 임대료 폭탄이 떨어지는 일을 위원회가 만들 수는 없다. 소위가 구성될 때까지 법안을 잡고 있을 수는 없다"며 상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차분한 분위기였던 회의장은 윤 위원장이 백 의원이 대표발의한 임대차보호법 대안을 표결하자고 하면서 난장판이 됐다.

통합당 의원들은 위원장석과 여당 쪽으로 다가가 "소위 구성하라면서 상정을 왜 하냐, 불법이다(김도읍)", "법은 아시는 분이 맞냐. 이러려고 법사위원장 가져갔냐. 이게 민주화 세력인가. 민주당이 다 해드시라(조수진)"라며 따졌다. 그러자 여당에서는 백혜련 의원과 김남국, 김용민 의원 등이 앞으로 나가 서로 삿대질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윤호중 위원장이 임대차보호법 대안을 의사일정으로 추가할 지 표결하는 것에 찬성하는 위원 기립하라라고 말하자 민주당, 열린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고, 통합당 의원들은 반발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윤호중 위원장이 임대차보호법 대안을 의사일정으로 추가할 지 표결하는 것에 "찬성하는 위원 기립하라"라고 말하자 민주당, 열린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고, 통합당 의원들은 반발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통합당 의원들은 소란스러운 장내가 진정된 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주택임대차보호법 상정에 반대의사를 밝힌 뒤 차례로 법사위 회의장을 떠났다.

윤한홍 의원은 "전월세 신고제가 안 된 상황에서 이 법을 통과시키면 엄청난 부작용이 생긴다"며 "부동산 정책은 생각하는대로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22번 동안 폭등했겠나. 사회주의적인 법이고 시장자유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사회주의를 저분들(통합당)이 공부를 안 해서 잘 모른다. 그래서 저러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수진 통합당 의원은 "민주주의를 외치며 독재하는 건 독재보다 더 나쁘다"면서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임대차 3법이 본격화되면서 전세 품귀, 전월세가 폭등한다는데 법무부 장관은 기대값이 높지 않다고 했다.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 근거가 뭔지 궁금하다"고 했다.

여당에서도 박주민 의원이 이와 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오히려 조속히 입법을 하지 않고 계속 미뤄두는 게 임대가격 인상을 촉발시키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초기 임대료 상승 폭이 시장임대료 상승 예측보다 낮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초기엔 여러 논란으로 높게 부르다 조정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법사위는 결국 이날 법안 축조 심사, 비용 추계서 첨부 등의 절차를 생략하고 민주당·열린민주당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전ㆍ월세 상한제와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과반 이상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내일(30일)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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