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28일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 씨가 왜소한 몸집으로 장애물을 훼손하지 않고 빠져나가 북으로 건너간 것 같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박한기 합참의장, 서욱 육군참모총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원인철 공군참모총장 등 군 주요 지휘관들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
정경두 "국민 신뢰하지 않겠지만, 경계 태세 취약하지 않아"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군 당국이 최근 월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북민 김모(24) 씨의 월북 방법과 관련해 신장이 작고, 몸집도 왜소해 장애물을 훼손하지 않고 빠져나간 것 같다고 밝혔다.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선 김 씨의 재월북 사건과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먼저 국방부는 업무보고에서 "귀순 전 개성시 개풍군 해평리에 거주하다 2017년 6월 김포로 귀순한 김 씨는 2020년 6월 12일 성폭력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라며 "월북 의심자의 과거 귀순 방법, 발견된 유기물 등을 고려해 강화도를 통한 월북 가능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재월북자가 배수로를 통해 넘어간 걸로 알려졌는데, 배수로에 철망 같은 장애물은 없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박한기 합참의장은 "침투저지봉과 윤형철조망 등 장애물이 있었는데, 재월북자는 신장이 163cm에 몸무게가 54kg 정도 매우 왜소했다"며 "장애물을 뚫고 나갈 여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장은 "한강을 끼고 경계를 서는 지역은 과학화 경계 지역으로 주야간 인원에 의한 경계 초소를 운영하지 않는다"며 "경계 작전 실패에 대해선 변명이 없지만, (월북 추정) 시간대가 만조시기로 여러 부유물이 같이 떠올랐다. 그때 김 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머리만 내놓은 상태에서 다른 부유물에 뒤섞여 (북으로) 갔을 것이다. 화면 식별이 어렵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이번 주 내로 확인이 되는 대로 명명백백하게 밝히겠다"고 말했다.
우리 군의 경계 작전 실패는 최근 들어 자주 되풀이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신 의원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향해 "최근 1년간 6번에 걸쳐 군이 질타를 받는 일이 계속 일어나는 원인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우리 국민은 신뢰하지 않겠지만, 각종 시스템과 우리 장비들은 많이 보완됐고,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우려하는 것처럼 경계 태세가 취약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가동될 시스템을 갖고 있다. 다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선 무한 책임을 지고 있는 제가 백번 지적받아도 할 말이 없다. (조사 결과가 나오면) 나중에 소상히 설명드리고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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