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김 모(24) 씨가 최근 강화도 일대에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재입북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우리 군의 경계 실패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거수경례하는 문 대통령. /청와대 제공 |
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군 당국 경계 허점 반복…군 전체 기강 확립 필요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우리 군의 경계태세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탈북민 김 모(24) 씨가 최근 강화도 일대에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재입북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군 당국은 김 씨가 철책 밑 배수로를 통해 탈출한 뒤 헤엄쳐 월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군은 연중무휴 경계 작전이 펼쳐지는 전방 해안과 철책 경계 감시에 실패한 것이다. 특히 군 당국은 북한 보도가 나온 지 약 8시간여 만에 일부 인원을 특정했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뒤늦게 월북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모르고 있다가 북한의 보도에 탈북민의 월북이 있었음을 알게됐다는 얘기다.
이번 사안은 북한중앙통신이 26일 "개성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경찰의 태도도 논란거리다. 해당 남성은 지난달 성폭행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였으나, 경찰은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로 집행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김 씨는 월북 전 탈북 루트를 사전 답사를 한 정황까지 확인됐다. 경찰의 관리감독 소홀과 늑장 조사에 대한 비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북한은 26일 코로나19 감염자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개성을 통해 월북했다고 공개한 이후 우리 군 당국이 뒤늦게 '월북자 발생' 사실을 시인했다. 파주 오두산전망대에서 바라본 황해도 개풍군 마을. /임세준 기자 |
우리 군의 경계 실패는 연례 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군은 지난 4월 중국인이 탄 레저용 모터보트를 낚싯배로 오인해 추적 감시하지 못했고, 지난해 6월에는 탈북자가 탄 목선이 군경에 적발되지 않고 유유히 강원 삼척항으로 입항했다.
이와 함께 2012년 북한군이 비무장지대를 가로질러 귀순한 이른바 '노크 귀순'과 2015년 우리 군 소초 GP 인근에서 하루를 대기했다가 날이 밝자 귀순한 '대기 귀순' 사건이 회자되면서 "탈북과 월북이 이렇게 쉬운 것이냐"는 조롱 섞인 지적도 나온다.
당국이 김 씨의 재입북 사건을 정밀 조사하고 있어 현 상황에서 잘못의 경중을 따지기는 섣부른 감이 있다. 다만, 탈북민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면 당시 군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보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취임 이후 안보태세를 강조해온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북한 목선 입항 사건 등 군 경계 실패와 기강 해이 논란과 관련해 "군의 기강과 또 경계 태세에 대해서 국민께서 우려하고 있다"며 "국군통수권자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에도 군 경계 허점을 노출한 일들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경계 작전 실패는 군통수권자부터 강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 군 전체에 대한 기강 확립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요구를 새길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의 말처럼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튼튼한 국방태세를 갖추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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