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뒤늦게 '월북자 발생' 시인…또 뚫린 경계태세
입력: 2020.07.26 19:55 / 수정: 2020.07.26 19:55
군 당국이 최근 한 탈북민이 개성을 통해 도로 월북했다는 북한 보도에 대해 월북자 발생을 사실상 공식 확인했다. 사진은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 GP에서 휘날리고 있는 태극기와 유엔기 /사진공동취재단
군 당국이 최근 한 탈북민이 개성을 통해 도로 월북했다는 북한 보도에 대해 월북자 발생을 사실상 공식 확인했다. 사진은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 GP에서 휘날리고 있는 태극기와 유엔기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확진자 맞다면 군사‧외교적 파장 상당할 듯

[더팩트|윤정원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감염자로 의심되는 탈북민이 개성을 통해 월북했다며 '최대비상방역체제'를 선포한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이 뒤늦게 '월북자 발생' 사실을 시인했다. 군 당국은 허술한 경계태세에 대한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현재 군은 북 공개 보도와 관련, 일부 인원을 특정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확인 중"이라며 "감시장비 녹화영상 등 대비태세 전반에 대해 합참 전비검열실에서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보도 내용에 대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그러나 북한 보도가 나온 지 약 8시간여 만에 월북 사례가 있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26일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탈북민 김 모(24)씨는 지난달 강간 혐의로 한 차례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은 뒤 불구속 입건된 인물이다. 김씨는 지난달 중순 김포시 자택에서 평소 알고 지낸 여성 A씨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김씨는 1996년생으로 개성에서 중학교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 시점은 지난 2017년이다. 당시 수영으로 도강해 강화도를 통해 남측으로 내려왔으며 이번에도 지상보다는 해상으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3년 전 귀순한 탈북자가 북한으로 돌아가기 전, 해당 탈북자가 월북한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경찰 당국과 군 당국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손을 놓고 있었던 점이다. 군 당국이 북한 목선 강원도 삼척항 입항 사건 등 재발 방지 약속에도 1년 만에 경계태세에 또다시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혹여 탈북민 김씨가 북한의 코로나19 방역망을 뚫었다면 군사·외교적으로 작지 않은 파장도 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없다고 발표하고 있는 상태다. 김씨가 코로나19 확진자가 맞다면 공식적인 첫 번째 환자인 셈이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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