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23일 '서울·부산시장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고 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더팩트 DB

"안희정·오거돈·고 박원순이 보잘 것 없는 잘못이냐"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서울·부산시장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고 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매를 벌고 있다"며 연일 직격탄을 날렸다.

원 지사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답게 깨끗하게 사과하면 될 일을 변명한답시고, 주장이 아니라 궤변을 늘어놓더니 경기도 대변인까지 나서 말 바꾸기를 한 적이 없다며 사실을 왜곡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원 지사는 "주장과 의견이 어떻게 다른 지 논쟁할 생각은 없다"며 "제가 분노한 것은 이 지사의 말 바꾸기가 아니라 무공천 발언을 뒤집으면서 내놓은 이유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 지사는 중대한 잘못이 있다는 전제로 무공천 의견을 냈는데, 만약 중대한 잘못이 없다면 책임질 일도 없다고 했다"며 "이는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궤변이 법정에서는 통했을지 몰라도 상식적 민심 앞에는 안 통한다"며 "안희정, 오거돈, 고 박원순 시장이 저지른 성범죄가 아무런 책임지지 않고 당당하게 후보를 내도 될 정도의 보잘 것 없는 잘못이냐"고 반문했다.

원 지사는 전날에도 이 지사에 대해 "이틀 만에 정치적 이익을 위해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말을 바꿨다. 국민을 바보로 아느냐"며 "그럼 우린 환청을 들은 거냐"고 비꼬았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0일 CBS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민주당이)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며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이 지사는 "당헌·당규에 '중대한 비리 혐의로 이렇게 될 경우 공천하지 않겠다'고 써놨다"며 "그러면 지켜야 한다. 이걸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 발언은 민주당 소속인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잇따라 성추행 의혹에 연루된 데 대해 당이 책임을 지고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후 논란이 일자 이 지사는 이틀 뒤인 전날 자신의 SNS에 "저는 서울 부산시장 무공천을 '주장'한 바가 없다"는 글을 올려 말 바꾸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지사는 "당규를 통한 대국민 약속은 지켜져야 하지만 약속 파기가 불가피하다면 형식적 원칙에 매달려서도 안 된다"면서도 "다만 이 경우 약속을 어길 수밖에 없는 사정을 국민들께 석고대죄하는 자세로 설명드리고 사죄하며 당원의 총의로 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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