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주체사상 신봉하냐" vs 이인영 "민주주의 이해 떨어져"
입력: 2020.07.23 11:23 / 수정: 2020.07.23 15:47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청문회에서 맞붙었다. 태 의원이 이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청문회에서 맞붙었다. 태 의원이 이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여당" 모욕적인 행위", 야당 "자연스러운 질문"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2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인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과 이 후보자가 맞붙었다. 태 의원이 먼저 이 후보자에게 "아직도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신봉하느냐"고 꼬집었고, 이 후보자는 이러한 질문을 받는 것에 대해 못마땅하며 태 의원에게 "아직 남쪽 민주주의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국회 외교통일 위원회에서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야당의 첫 질의자로 나선 태영호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한 '사상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선거에서 뛰다 보니 나를 두고 빨갱이라면서 사상검증 하는 네거티브가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후보자께서도 이런 말씀 들어보셨느냐"라며 "그런 의미에서 태영호와 이인영 두 주체사상 신봉자의 삶에 대해서 비교해봤다"며 준비한 자료를 꺼내 말을 이어갔다.

모두발언 하는 이인영 후보자 /배정한 기자
모두발언 하는 이인영 후보자 /배정한 기자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그런 일 없었다. 전대협 의장인 내가 매일 아침 김일성 사진을 놓고 충성맹세를 한 적 없었다. 과장된 이야기"라고 대답했다.태 의원은 "본인은 북한에 있으면서 북한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믿었었다"면서 "북측에서 남한에도 북한의 주체사상 신봉자가 많다고 들었는데, 그 중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란 조직 성원들은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화 앞에서 남한을 미제 식민지로부터 해방시키도록 기도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아직도 주체사상을 신봉하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 후보자는 "그 당시에도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라며 "분명히 말씀드린다. 이 자리가 태 의원께서 저에 대한 사상전향을 강요하거나, 추궁하는 행위로 오인되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시 태 의원은 이 후보자와 관련된 90년대 당시의 사건도 언급했다. 그는 "90년대 당시 북한에서 내려온 간첩이 쓴 책 '아무도 나를 신고하지 않았다'에서 후보자는 잘 처신하셨는데, 이 간첩에 대해 신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신고여부에 대해 물었다.

이 책에 따르면 당시 전대협 동우회장이었던 이 후보자는 서울 시내 한 커피숍에서 간첩을 만났다. 당시 이 후보자는 안기부의 역공작이라고 생각해 자리를 박차고 나가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내가 신고했다면, 당시 그 사람을 간첩으로 인지해야 하지 않았겠느냐"면서 "그렇다면 모순된 행위이지 않느냐. 간첩으로 인지했으면 신고하는 게 마땅하고, 인지하지 않았다면 신고하지 않아야 하는 게 일관된 행위"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의 사상 관련 질의하는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오른쪽). /배정한 기자
이 후보자의 사상 관련 질의하는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오른쪽). /배정한 기자

태 의원은 또, "많은 사람이 나에게 사상전향을 했느냐고 물어본다"면서 "이번에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후보자의 삶의 궤적을 들여봤는데, 언제 어떻게 사상검증을 했는지 찾질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자는 "전향이라는 말은 북에서 남으로 오신 분들에게 해당되는 것 아니느냐"면서 "청문위원으로 물어본다고 해도 온당하지 않은 질의 내용인 것 같다. 북에서는 사상전향이 강요되는지 모르지만, 남쪽은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법적으로 보장돼 강요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사상전향 여부를 물어보는 태 의원님께서는 아직 남쪽의 민주주의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후에 여야 청문위원들의 공방전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외통위 간사인 김영호 의원은 "대한민국 4선 국회의원이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인 이 후보자에게 주체사상을 포기하라, 전향하라는 말은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고, 통합당 간사 김석기 의원은 "북한의 통일부 장관을 뽑는 게 아니지 않느냐"면서 "기존에 김일성 사상을 추종하는 전대협 의장을 하지 않았느냐.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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