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에서 통합당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자문단 및 정보위원 합동회의에서 박 후보자의 학력위조 의혹에 관련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두 번의 서류 조작 의혹 제기…박지원 "통합당 주장은 억지, 엉터리"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대학교 학력을 위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하 의원(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자문단‧정보위원 합동회의에서 "박 후보자 학력위조 완전범죄가 드디어 발각됐다"며 "단국대 졸업도 위조고, 단국대에 들어가기 위해서 조선대 5학기를 수료했다고 한 것도 위조다"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1966년 동아일보 기사를 첫 근거로 제시하면서 "당시에 39명이 부정입학해서 구속되고 했는데, 조선대 서류를 위조해서 단국대에 부정 입학한 사례가 나온다"라며 박 후보자도 똑같은 케이스인데, 1966년 수사에선 들통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박 후보자는 1965년 9월에 단국대에 편입학한 것으로 돼 있다. 후보자 학위 이수를 보면 1965년 2학기, 1966년 1~2학기 총 3학기 다녔는데, 편입할 때 5학기를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본인이 다니지도 않은 조선대 법정대학 상학과 허위 서류를 제출해서 5학기 100학점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하 의원은 "애초에 단국대에 1965년 부정 편입학했는데, 사후에 들통날 수 있어서 다시 한번 자료 조작을 한다"며 "1965년 당시 조선대 법정대 상학과라고 적었다가 2000년 12월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이고 광주교육대로 바꾼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후보자는 '애초 조선대가 아니라 광주교대를 졸업한 걸로 해서 편입 신청을 했는데, 학교 측이 잘못해서 학교 이름이 조선대로 오기가 돼 있었다'고 주장한다"며 "이건 오기가 아니라 학력위조로 들통난 성적 때문이다. 단국대 학적부 원본에 5학기 100학점 인정받은 과목과 성적이 나오는데, 이 성적에는 광주교대에서 전혀 듣지 않은 경영학, 마케팅 등 과목이 인정받은 것으로 나온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1965년 한 번 조작한 것을 35년간 쉬쉬하다가 본인이 권력 실세가 되면서 2000년(김대중 정부 시절)에 완전범죄를 노리기 위해서 광주교대로 학교 이름만 바꿔치기한다"며 "그러나 성적 기록은 고칠수가 없었기 때문에 완전범죄는 불가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이 22일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대학교 학력위조 의혹을 제기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 /하 의원실 제공 |
하 의원에 따르면 2000년에 이뤄진 박 후보자의 사후 학적 변경은 대한민국의 유일한 케이스다.
하 의원은 "박 후보자는 1965년 당시에 그런 일이 많이 있지 않았냐고 반론할 수 있는데, 당시에도 들통나면 다 잡혀서 처벌받았다"며 "본인 학력은 당연히 무효처리돼야 하고, 이런 위조 인생을 산 박 후보자는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 국민들에게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통합당의 주장은 억지이고 엉터리"라며 "후보자는 1965년 2월 광주교대를 졸업하고 바로 단국대에 편입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단국대에 합법적으로 편입하고 학점을 이수했기에 단국대 학위를 수여받고 졸업했다"며 "광주교대 졸업과 단국대 편입 및 졸업은 공식 발급받은 졸업증명서 등으로 명확히 확인되는 사안이라 어떤 위조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 의원은 재차 입장문을 내고 "박 후보자는 단국대 성적표 원본을 공개해야 한다"며 "박 후보자는 2년제 대학을 졸업한 걸로 4년제 대학에 편입했는데, 5개 학기를 인정받은 사람은 박 후보자가 유일하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도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그는 "학력을 위조한 사람이 장관에 임명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그런 사람은 공직에 둬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