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스피커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다스뵈이다' 123화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의원, 김종민 의원 등이 출연한다. 지난 2018년 4월17일 '그날, 바다' 상영보고회에 참석한 김 씨. /더팩트 DB |
박주민 '뜬금' 당대표 출마에 친문 진영서 '김부겸-이재명 연대론' 솔솔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 인사들이 또다시 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 앞으로 집결한다. 최근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날개를 단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 최고위원을 선언한 김종민 의원 등이 사실상 '온라인 출정 신고식'을 치른다.
김 씨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다스뵈이다' 측은 22일 방송 녹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스뵈이다'에 따르면 이날 123회 방송 녹화에 이 지사, 김 전 의원, 김 의원 등 현역 정치인과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를 맡았던 최배근 교수,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 윈지코리아 박시영 대표 등이 출연한다.
여권에서 '스피커'로서 김 씨의 영향력은 잘 알려져 있다. 실제 지난 4.15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 당선자 17명은 줄줄이 '다스뵈이다'에 출연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당 밖에서 나라를 구한 사람 그 사람이 김어준"(정청래 의원, 서울 마포구을), "제 선거는 '다스뵈이다' 전후로 나뉜다"(오영환 의원, 경기 의정부갑)"라며 김씨를 예찬했다.
4.15 총선 전에도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더불어시민당 최배근·우희종 공동대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친문 후보들이 출연해 지지를 호소했었다. 정봉주 전 의원의 열린민주당과의 지지층 확보 경쟁에서도 김 씨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김 씨가 모친상을 당하자 이 대표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과거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로 진보 진영에서 몸집을 키워온 김 씨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11년에 출간한 책 '닥치고 정치'에서 "이념과 명분과 논리와 이익과 작전과 조직으로 무장한 정치인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보편준칙을, 담담하게, 자기 없이, 평생 지켜온 사람이 필요하다"며 일찌감치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고, 정권 창출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상에선 방송인 김어준 씨의 '다스봐이다'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부겸 전 의원 등의 출연을 당 대표-대권 연대라고 분석하는 주장들이 퍼지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
이런 그의 위세 속에 친문 진영 사이에선 이번 방송 출연을 계기로 '김 씨가 김 전 의원을 미는 작업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원 측은 "(출연 일정 확정이) 꽤 된 걸로 안다. 아침 인터뷰 활동으로 이쪽은 못했다. 시간대가 맞아 출연하는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라고 했다.
이날 박주민 최고위원의 갑작스러운 당 대표 출마 선언도 이의 연장선에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트위터상에서 친문 지지층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은 "김 전 의원을 당 대표로 만들고, 이 지사를 대통령 후보로 만들려는 속셈이 아닌지. 박 의원과 친한 사람들 김어준, 김용민 등등 전부 이 지사를 미는 것들", "박 의원 당 대표 출마를 보니 김어준이 아직도 문프(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 속여서 쥐고 흔들 수 있다고 자신하는 구나. 그러면 김부겸 당 대표 시킬 수 있을 것 같은가?" 등 김 씨가 친분이 깊은 박 의원 출마를 밀어붙였고, 이는 김 전 의원에게 유리한 전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