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통합당 '특위-TF' 전성시대…'14개+α' 역할과 활약 살펴보니
입력: 2020.07.20 05:01 / 수정: 2020.07.20 09:37
미래통합당이 14개 특위·TF를 가동하면서 혁신과 대여투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 진단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미래통합당이 14개 특위·TF를 가동하면서 혁신과 대여투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7일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 진단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는 모습. /국회=배정한 기자

14개 특위·TF 가동으로 혁신·원내투쟁 박차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176석을 가진 거대여당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운영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미래통합당이 특별위원회와 TF(태스크포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수결의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여당에 밀려 103석을 가진 제1야당이 국회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 상황에서 다른 원내투쟁 방식을 고민하다 나온 선택이다.

당초 통합당은 원 구성 협상 실패에 따른 상임위원회 불참 대신 내부 특위·TF를 활용해 원내에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상임위 복귀 이후에도 여러 특위·TF가 추가로 출범했고, 또 출범을 앞둔 곳도 있다.

◆TF는 현안 대응, 특위는 중장기 과제 집중

19일 기준 통합당 내부에 구성된 특위·TF는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7개, 정책위원회 산하 7개 등 총 14개다. 여기에 '이스타항공 및 이상직 의원 일가 비리 의혹 진상규명 TF'도 추가로 출범할 예정이다. 해당 특위·TF는 중장기 통합당의 과제 수행, 단기 현안 대응 등의 역할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비대위 산하 특위·TF부터 살펴보면 먼저 박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외교안보특위가 지난달 15일 출범해 활동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안 모색을 위해 출범한 이 특위는 대북 정책 실패를 정부가 인정하고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통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응할 것을 적극 주문하고 있다. 또한 해병대의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 참사,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파문 등의 사안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달 11일 출범한 경제혁신위원회(위원장 윤희숙)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갈등을 풀기 위한 해법으로 '비정규직 제로' 정책 전면 폐기 및 정규직-비정규직 실질적 격차 해소를 위한 '동일노동 동일처우' 원칙 정립을 제시했다.

또한 문재인 정권 들어 급등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문제를 지적하면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국민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주택공급 확대, 저소득층 주거복지와 무주택자의 첫 집 마련 지원 등에 정부의 정책 역량을 쏟을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경제혁신위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도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평균임금상승률, 실업률, 도산율 등 명확히 관찰 가능한 변수를 근거로 책정하고 최저임금위원원회 위원들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경우 분명히 명시해 책임성을 가질 것으로 촉구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오른쪽)과 조명희 미래산업일자리특위원장이 지난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특위 1차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오른쪽)과 조명희 미래산업일자리특위원장이 지난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특위 1차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정강정책개정특위(위원장 김병민)는 가장 먼저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특위다.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통합당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이 특위는 이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 초에는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병민 위원장은 통화에서 "16일 마라톤 회의를 통해 초안 작업을 마무리하고 7월 말이나 8월 초까지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매주 두 차례 회의를 진행하면서 준비하고 있다"며 "여러 특위·TF 중 성과물이 가장 먼저 나올 특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양석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21대 총선 백서제작특위는 지난달 22일 첫 회의를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이 특위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근본적인 사유를 검증하기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백서특위 부위원장)는 "8월 초쯤 백서 제작을 마무리하기 위해 정 위원장을 포함해 다들 열심히 하고 있다"며 "불만을 말하는 것과 비판을 하는 것은 다른데 그 차이를 구분하면서 (총선 패배의) 중요한 부분을 짚으려 한다"고 말했다.

저출생대책특위(위원장 김미애)는 보육, 일·가정 양립 대책과 관련된 정부 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사각지대와 개선할 부분에 대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저출생특위 2차 회의에선 저출생 대책과 관련된 5개 부처(교육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통계청)의 업무보고를 받고 △국공립 유아교육·보육시설 확대와 관련해 사적영역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 △현 돌봄교실 확대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학교가 갖는 부담에 대한 대책 △한부모가정 아동지원이 근거 없이 만 18세로 정해져 있어 아이의 생일에 따라 고등학교 졸업 전 지원이 끊기는 문제 △육아휴직급여 현실화 등을 지적했다.

미래산업일자리특위(위원장 조명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개될 사회적 변화와 이슈를 선도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출범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의 핵심인 'DNA(Data, Network, AI)'를 비롯해 'K-BIO', 'K-헬스케어', 'AI·공간정보산업'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차기 대선의 핵심 공약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또한 ICT 융합을 비롯한 AI, 로봇공학, 자동화 등 급격한 산업환경의 변화 속에 미래 세대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조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명확한 목표와 대상 없이 정보통신, 제조업, 농업, AI 등 모든 분야에 대해 포괄적인 미래산업을 추진하고 있어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정책추진 속도가 주요국에 뒤처지고 있다"며 "특위에서 국가경쟁력 확보 및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논의하고 정확한 데이터 산출에 기반한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2040아젠다TF(위원장 정원석)는 통합당의 이슈 파이팅 역량 및 젊은 세대가 공감할만한 콘텐츠 제작 능력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전원 2040세대로 TF를 구성해 2040 전략기획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범했다.

TF는 차별화된 콘텐츠 제작에 특화된 젊은 기획실무팀을 기치로, 민감한 정치․사회 이슈들을 발굴함과 동시에 차별화된 대안을 제시하고,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콘텐츠 채널 개발을 준비 중이다.

다만 정 위원장이 최근 고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의혹을 '섹스 스캔들'이라고 지칭하면서 논란이 돼 당으로부터 활동정지 2개월 처분을 받아 본격적인 TF 활동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 공정채용 TF(위원장 하태경)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하태경 통합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 공정채용 TF(위원장 하태경)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상임위 참여…TF는 점차 줄어들 듯

이외에도 정책위 산하에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위(위원장 유의동) △사회안전망 및 고용 유연성 강화 특위(위원장 김상훈) △소상공인살리기특위(윤영석 위원장) △부동산시장 정상화 특위(위원장 송석준)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위원장 곽상도) △인천국제공항공사 공정채용 TF(위원장 하태경)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진상규명 및 체육인 인권보호 TF(위원장 이양수) 등도 가동되고 있다.

통합당은 특정 이슈에 대한 장기적 대응을 위한 특위, 단기적 대응을 위한 TF를 통해 현안 대응 및 여당과의 정책·입법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시적 성과는 없는 상황에서 상임위 활동에도 참여하기 시작해 특위 활동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비대위 산하에 구성된 특위·TF는 비교적 중·장기적 시각에서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하고, 정책위 산하는 현안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비대위 산하 특위는 앞으로도 계속 운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상임위 중심으로 하는 게 맞지만, 전문성과 무관한 상임위에 당 사정에 따라 간 의원도 있고 원 구성 협상이 어려울 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특위·TF를 많이 만든 것도 있다"며 "상임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해 앞으로는 상임위 중심의 활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지금 통합당은 과도기 상태"라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백서 제작, 정강정책 개정 등을 통해 당을 정비하려고 할 텐데 정비가 완료될 때까지는 특위가 많을 것이다. 새로운 정권이 출범했을 때 위원회가 많이 생겼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정리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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