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48일' 만의 지각 개원식…여 '19번 박수' vs 야 '침묵'
입력: 2020.07.16 16:06 / 수정: 2020.07.16 16:06
21대 국회가 16일 임기 시작 48일 만에 개원식을 열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 개원식에서 국회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21대 국회가 16일 임기 시작 48일 만에 개원식을 열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 개원식에서 국회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휴대폰 촬영' vs 통합당 '무음 모드'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선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국회 본회의장을 가득 메운 의원들도 오른손을 들었다. 박병석 국회의장과 21대 국회의원들은 임기를 시작한 지 48일 만이다.

16일 국회 본청 본회의장엔 간만에 활기가 돌았다. 여야는 진통 끝에 이날 개원식 일정에 합의했고, 그간 '반쪽짜리'로 열렸던 국회 본회의는 개원식을 처음으로 여야가 함께했다. 앞서 미래통합당은 이날 오전 열렸던 국회 정보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 불참했다.

개원식에 앞서 의석에 앉은 의원들은 각자 선서문을 받고 이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들뜬 모습이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개원식은 애국가 4절을 모두 제창한 뒤 묵념-국회의원 선서-국회의장 개원사-대통령 연설로 진행됐다.

박 의장은 이날 개원사에서 "시작은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혼신을 다하는 의정활동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21대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일성했다.

그는 "21대 국회는 엄중한 국민의 명령에 응답할 책임이 있다"며 "역사를 두려워하면서 오직 국민만 생각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내일을 여는 국민의 국회'를 21대 국회의 나침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이날 21대 국회 슬로건으로 △국민을 지키는 국회(코로나 위기극복)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상시국회) △국민의 내일을 여는 국회(국가 발전 전략 제시)를 내놨다.

이어 "21대 국회는 용광로 국회가 돼야 한다"며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는 용광로, 그런 국회의 그 첫걸음은 소통이다. 핵심은 소통이다. 첫째도 소통, 둘째도 소통, 셋째도 소통이라는 다짐을 하겠다"고 했다.

이날 박 의장은 용광로 국회를 강조하고 코로나극복 국회 경제특위 설치를 비롯해 윤리책임 강화 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 /배정한 기자
이날 박 의장은 '용광로 국회'를 강조하고 코로나극복 국회 경제특위 설치를 비롯해 윤리책임 강화 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 /배정한 기자

박 의장은 'K-국회'를 위한 방안으로 △코로나극복 국회 경제특위 설치 △국회의원 윤리 책임 강화 장치 마련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등 국가 균형발전 등을 제안했다. 그는 의원들을 향해 "선국후당(先國後黨)의 자세를 지켜달라"며 "국민 먼저, 국익 먼저, 국회가 먼저다. 당에서의 활동도, 지역구 활동도 그 다음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중심은 국회다. 4년 뒤, 임기를 마칠 때 21대 국회는 미래를 여는 국회, 국민의 국회로 가는 이정표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할 수 있다. 해야만 한다.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모두 함께 그 길로 담대히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개원연설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의원들은 전원 기립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열렬한 박수로 문 대통령을 맞이했고, 통합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원 연설을 하는 가운데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검은색 마스크를 쓴채 연설을 듣고 있다. /배정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개원 연설을 하는 가운데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검은색 마스크를 쓴채 연설을 듣고 있다. /배정한 기자

연단에 선 문 대통령은 차분한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나갔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는 등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난 극복을 위한 국회의 참여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입법적 뒷받침을 당부했다.

또, 협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대 국회에 대해 국민들이 낮은 평가를 내린 이유로 '협치의 실패'를 들었다. 문 대통령은 "'협치'도 손바닥이 서로 마주쳐야 가능하다"며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때 통합당 의석 쪽에선 '에이'라는 야유가 들려오기도 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 연설 도중 졸거나 휴대폰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모습을 보였다. 이날 통합당 의원들은 대부분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개원 연설을 마친 뒤 미래통합당 의원들 사이로 지나쳐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배정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개원 연설을 마친 뒤 미래통합당 의원들 사이로 지나쳐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배정한 기자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개를 비롯해 대화의 형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국회와 소통의 폭을 넓히겠다"며 "여야와 정부가 정례적으로 만나 신뢰를 쌓고, 신뢰를 바탕으로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우리 국민의 노력, 정부의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입법 당부, 남북 국회 회담 등 정국 현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주요 발언에 19번의 박수로 화답했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박 의장과 악수한 뒤 통합당 의석 쪽으로 퇴장하며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의원들과 악수하지는 않았지만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통합당, 민주당, 정의당 등 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퇴장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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