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부동산 투기꾼' 지목 민주당 의원들의 '네 가지' 해명
입력: 2020.07.09 05:00 / 수정: 2020.07.09 12:31
경실련 발표로 부동산 투기꾼으로 지목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자료 오류, 가족 실거주, 매각 추진 및 완료 등 크게 네 가지 입장을 밝혔다. 8일 이해찬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경실련 발표로 부동산 투기꾼으로 지목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자료 오류, 가족 실거주, 매각 추진 및 완료 등 크게 네 가지 입장을 밝혔다. 8일 이해찬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남윤호 기자

매각 추진·완료 의원 다수…일부는 실거주·자료 오류 호소

[더팩트ㅣ국회=허주열·박숙현·문혜현 기자] "우리 정부에서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 부동산 투기를 잡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문재인 대통령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 발언)

대통령이 나서 호언장담을 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천장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21번의 대책을 내놨지만, 지난 3년 서울 아파트 중윗값은 52%(약 6억→9억, 경실련 자료) 폭등했다.

논란의 불길은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경실련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을 보유한 민주당 의원 21명의 실명과 주택 보유 현황 등을 공개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더팩트>는 경실련 발표 후 투기지역 등에 다주택을 보유한 민주당 의원들에게 직접 입장을 물었다. '부동산 투기꾼'으로 지목된 이들의 답변은 △자료 오류 △가족 실거주 호소 △매각 추진 △매각 완료, 네 가지로 유형으로 분류됐다.

◆경실련 자료 '오류 지적형'

경실련이 투기지역에 1채, 투기과열지구에 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윤준병 의원은(전북 정읍·고창, 초선)은 "1채는 제가 30년을 산 연립주택이고, 나머지 1채는 사무실로 쓰는 오피스텔"이라며 "2채라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투기지역에 2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박상혁 의원(경기 김포을, 초선)실 관계자는 "강서구에 보유한 아파트는 2008년 매입해 지난해 3월까지 살았고, 마곡지구에 있는 것은 사무실용으로 2018년 7월에 매입한 오피스텔"이라며 "지금은 지역구(김포)에 전세로 살고 있는데, 가족과 상의해서 다 처분하고 김포로 들어갈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실련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주택 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 연 가운데 이인영 전 원내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서로 주택처분 서약을 미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경실련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주택 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 연 가운데 이인영 전 원내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서로 주택처분 서약을 미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본인, 가족 '실거주 호소형'

본인과 가족의 실거주 사실을 알리면서 투기꾼으로 몰린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힌 의원도 적지 않았다.

투기과열지구에 2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서영교 의원(서울 중랑갑, 3선)은 "중랑구에 2채가 있다. 하나는 저와 제 가족이 살고 있고, 하나는 시댁이 20년 넘게 살고 있다"며 "특히 시댁이 거주하는 집은 제가 산 것도 아니고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상속으로 주신 곳에 시댁 식구가 들어가서 살고 있는데, 이걸 투기로 볼 수 있냐"고 항변했다.

투기지역에 1채, 투기과열지구에 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윤관석 의원(인천 남동을, 3선)실 관계자는 "인천 남동구 20평대 아파트는 의원님이 거주하는 실거주용 아파트고, 서울 강남의 아파트는 배우자가 4분의 1 지분을 가진 집(지분 가치 2억 원가량)으로 장모님이 실거주하고 있어 마음대로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강남 집은 투자 목적이 아니라 장모님이 실거주하는 집을 미리 자녀들에게 4분의 1씩 상속해 재산으로 잡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정대상지역에 1채, 기타지역에 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 초선)은 "수원 집은 부모님이 저와 15년, 부모님만 20년째 살고 있고, 동탄 집은 가족이 실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방침 따라 '매각 추진형'

'2년 내 1주택 외 주택처분 서약을 한 의원들은 처분 약속 이행을 서둘러라'는 당 방침에 따라 매각을 추진 중인 의원도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투기지역에 1채, 조정대상지역에 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한 강선우 의원(서울 강서갑, 초선)은 통화에서 "제가 종로에 오피스텔 하나, 고양에 아파트가 하나 있다고 경실련에서 발표한 것 같은데 고양은 아파트가 아니라 상가"라며 "종로 오피스텔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7년 전부터 어머니가 혼자서 살고 있다. 저는 전세로 살고 있으니 사실 다주택자는 아니지만, 당의 방침에 따라 종로 오피스텔을 매각하고자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투기지역에 2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이용선 의원(서울 양천을, 초선)은 "신정3동에 제가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27평형 오피스텔 1채가 있고, 건너편 아파트에 어머니와 여동생이 거주하는 집 이렇게 2채가 있다"며 "어머니께서 사시는 아파트를 팔 수는 없어 제가 거주하는 오피스텔을 부동산에 내놨다. 가능하면 매각한 오피스텔에 전세로 거주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에 1채, 조정대상지역에 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이성만 의원(인천 부평갑, 초선)은 "인천 부평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인천 연수구에 있는 건 실평수 10평 이내 원룸 오피스텔"이라며 "원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투기과열지구나 조정지역도 아니었다. 6월에 조정지역이 확대되면서 포함됐는데, 팔려고 내놨다"고 말했다.

경실련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주택 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경실련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주택 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투기과열지구에 2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박찬대 의원(인천 연수갑, 재선)은 "인천 서구 주택은 2007년 12월 분양을 받아서 제가 거주하던 곳으로 이후 고향 연수구에서 정치를 하면서 당선된 후 지역구에 집을 마련해 2주택이 됐다"며 "둘 다 실거주한 곳으로 서구의 집은 현재 분양가보다 가격이 낮아 매각이 안 되고 있는데, 매각을 계속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투기지역에 1채, 투기과열지구에 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홍성국 의원(세종갑, 초선)은 "서울 도봉구에서만 50년을 살았다"며 "2017년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연구실로 쓰려고 광화문에 11평짜리 작은 오피스텔을 하나 샀다. 제가 부동산에 둔감해서 오피스텔이 주택인 줄 몰랐는데, 오피스텔도 문제가 있다고 하니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기과열지구에 2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김병욱 의원(경기 성남·분당, 재선)실 관계자는 "2017년에 분당에 1채를 매입했고, 이듬해 모친이 사망하면서 상속을 받아 집이 1채 더 생겼다"며 "투기 목적으로 1채를 추가로 구입한 게 아니지만, 상속한 집이 문제가 된다고 하니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기지역에 2채, 조정대상지역에 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김주영 의원(경기 김포갑, 초선)실 관계자는 "3곳 중 1곳은 퇴직 이후 사무실로 사용하려고 구매한 오피스텔로 21대 총선 전부터 팔려고 내놨고, 강서구 1채는 2년 전부터, 일산에 있는 1채는 올 2월에 내놨다"며 "의원님이 산 곳의 집값이 폭락해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투기지역에 2채, 투기과열지구에 1채, 기타지역에 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임종성 의원(경기 광주을, 재선)실 관계자는 "의원님은 무주택자로 살다가 2018년 결혼하면서 처음 경기도 광주에 집을 구입했다. 당시 배우자가 경기 하남, 서울 강남·송파 등에 3채의 부동산을 갖고 있어 4채로 등록된 것"이라며 "총선 전후로 4채를 다 가격을 낮춰서 내놨다. 팔리는 순서대로 해서 마지막 1채만 남기고 다 팔 것"이라고 말했다.

투기지역에 2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김회재 의원(전남 여수을, 초선)은 "서울 잠실 집은 제가 23년간 거주했던 곳이고, 용산 집은 (검사) 퇴직 전에 이사를 하면서 구매한 집"이라며 "잠실 집을 처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기지역에 3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김홍걸 의원(비례, 초선)실 관계자는 "예전부터 거주 중인 서초구의 집만 남기고 강남의 집은 매각할 예정"이라며 "동교동 집은 기념관을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당시 2년 내 실거주 외 주택 처분을 약속했지만, 부동산 안정화를 솔선수범한다는 취지에서 이른 시일 안에 약속을 이행해 줄 것을 당 차원에서 촉구하겠다고 다주택 의원들을 압박했다. /남윤호 기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당시 2년 내 실거주 외 주택 처분을 약속했지만, 부동산 안정화를 솔선수범한다는 취지에서 이른 시일 안에 약속을 이행해 줄 것을 당 차원에서 촉구하겠다"고 다주택 의원들을 압박했다. /남윤호 기자

◆다주택 '매각 완료형'

경실련 발표 전 매각을 완료한 의원도 2명이 있었다. 투기지역에 1채, 투기과열지구에 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박병석 국회의장(대전 서구갑, 6선)은 "총선이 끝난 후 민주당 방침에 따라 지역구에 있는 대전 서구 자택을 매각 후 월세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투기지역에 1채, 조정대상지역에 1채를 보유한 것으로 지목된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을, 재선)실 관계자도 "2003년 구입한 서울 종로구 청운동 소재 단독 주택은 지난달 15일에 매각해 주택 처분 서약을 지켰다"며 "현재는 지역구인 남양주 별내동 소재에 실거주 중인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투기과열지역에 2채, 기타지역 1채를 보유한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 5선), 조정대상지역에 2채를 보유한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 5선), 조정대상지역에 2채를 보유한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 4선)과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의 다주택 소유 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총선 당시 2년 내 실거주 외 주택 처분을 약속했지만, 부동산 안정화를 솔선수범한다는 취지에서 이른 시일 안에 약속을 이행해 줄 것을 당 차원에서 촉구하겠다"고 다주택 의원들의 주택 매각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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