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이낙연 '대세론'에 김부겸 '견제론' 통할까?
입력: 2020.07.08 05:00 / 수정: 2020.07.08 05:0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대세론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8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는 이 의원. /배정한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대세론'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8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는 이 의원. /배정한 기자

캐스팅보트 친문 "선의의 경쟁 하길 바라"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국무총리에서 물러난 지 약 6개월 만에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 안팎에서 '이낙연 대세론'이 견고한 가운데, 김부겸 전 의원의 '한판 뒤집기'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확실한 반전 카드 없이는 대세론에 기운 친문의 표심을 돌리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의원은 7일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대세론'에 쐐기를 박았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며 대권 선두주자 자리를 놓치지 않은 이 의원은 지난 4·15 총선에서 야권 대권주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누르면서 대세론을 굳혀왔다.

출마 공식화 전까지 여권 일각에선 '7개월짜리 당 대표 불가'라는 부정 여론이 형성됐으나 이를 주장했던 우원식·홍영표 의원이 당권 레이스에서 물러나면서 일단락됐다. 또, 최근 이천 화재 유족 방문 당시 언행과 거취 관련 지나친 신중 행보로 부정 기류가 형성됐지만, 이 역시 '이낙연 대세론'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여권에선 현재 김 전 의원과 양자 구도에서 변수가 없는 한 이 의원이 어렵지 않게 승리할 것으로 본다.

출마 선언을 계기로 '당권주자'로서 차츰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며 대세론을 굳히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여권 주류인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지지를 이끌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정권 재창출 시기마다 현재와 미래 권력 간 보이지 않는 갈등은 꾸준히 있어왔다. 21대 총선 이후 원내에 복귀한 이 의원이 '고구마'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도 "국난극복과 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은 정부에 협조하고 보완하면서도, 때로는 대안을 제시하고 정부를 선도해 최상의 성과를 내는 '건설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 길을 열고 걷겠다"며 친문 진영에 호소하기도 했다.

현재 친문 진영은 양자 대결을 관망하며 '문재인 정부 성공'을 뒷받침할 적임자 찾기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친문 핵심 홍영표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민주당 한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의 갈등과 긴장을 고조시키기보단 선의의 경쟁을 하길 바라고, 당의 단합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서로 절제하길 바라고 있다"면서 "(특정 후보 지지에 대해) 언급을 아예 안 하고 있다. 특정인을 평가할 게 없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홍 의원의 불출마로 친문 지지층이 이 의원 쪽으로 기울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부겸 전 의원은 영남권 주자와 2년 임기 채우는 당 대표를 피력하며 대세론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낙연 의원이 서울에서 출마를 선언한 7일, 광주를 찾은 김 전 의원. /광주=박호재 기자
김부겸 전 의원은 '영남권 주자'와 '2년 임기 채우는 당 대표'를 피력하며 대세론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낙연 의원이 서울에서 출마를 선언한 7일, 광주를 찾은 김 전 의원. /광주=박호재 기자

반면 김 전 의원은 '책임 있는 당 대표'와 '영남권 주자'라는 점을 호소하며 대세론 뒤집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출마 선언을 이틀 앞둔 이날 전남 광주를 찾아 "지금이야말로 누가 몸으로 맞서 지역주의의 벽을 넘을 후보인지, 누가 광주 정신을 온전히 계승할 후보인지 선택받아야 할 때"라며 확장성을 호소했다. 특히 대세론을 꺾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1년 3월 해양수산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그해 12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이듬해 3월 광주 지역 경선에서 당시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던 이인제 후보를 누르는 대역전극을 펼친 바 있다.

김 전 의원을 구심점으로 반NY(이낙연)계가 이 의원 '대세론'을 견제하기 위해 세력 규합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민주당 내 개혁 성향의 86세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서 대권주자의 7개월짜리 당 대표 출마 반대 입장이 고개를 들면서 이 의원을 압박한 바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등 원외에 있는 대권주자 세력도 이 의원 대항마로 김 전 의원을 지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반전 카드가 없는 한 굳건한 '이낙연 대세론'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현재 민주당의 모든 관심은 차기 대선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될 후보 쪽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야 여권을 추스르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민주당은 부동산 논란 관련해 국민의 분노를 받고 있다. 대선을 위해 총력으로 뛰어야 할 상황"이라면서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낙마하면 민주당은 유력한 대선주자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안에서 호남-대구·경북은 경쟁이 안 된다. 또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친문 대 반문 구도도 아니다. 이 의원과 확실히 각을 세우기 쉽지 않다"며 김 전 의원 역전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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