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이 서울에서 출마를 선언한 7일, 광주를 찾은 김부겸 전 의원은 "노무현 을 선택한 민주당 대선 후보 2002년 광주 경선의 감동을 지금도 잊지못한다"고 말하며 지역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노무현의 길을 걸어온 자신을 광주가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광주=박호재 기자 |
7일 이낙연 출마 선언 날 광주 찾은 김부겸…대권 불출마 약속 ‘여전히 유효’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이낙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7일 김부겸 전 의원은 광주를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낙연 의원의 출마 선언 기자회견 일정에 맞추기라도 한 듯 광주 방문을 택한 김 전 의원의 광주행에 대해 지역 정가 일부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누가 몸으로 맞서 지역주의의 벽을 넘을 후보인지, 누가 '광주 정신'을 온전히 계승할 후보인지 선택받아야 할 때다. 노무현을 선택한 민주당 대선 후보 2002년 광주 경선의 감동을 지금도 잊지못한다"고 말하며 지역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노무현의 길을 걸어온 자신을 광주가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광주 방문을 시작으로 당권 행보를 공식화한 김부겸 전 의원은 다음 날 전주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며 오는 9일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김 전의원의 지역 지지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혜명(전 광주시 정무특보)씨는 김부겸 전 의원의 광주 방문에 대해 "이번 당 대표 선거를 광주 정신과 함께하겠다는 김 후보의 의지가 표명된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민주화 운동의 화려한 투쟁경력을 지닌 김 전 의원이 이런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낙연 후보를 광주와의 정신적 연대를 앞세워 압박하는 전략적인 행보로 여겨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기자간담회 모두 발언에서도 광주와의 인연과 5·18광주미민주화운동에 관련된 소회부터 풀어놓았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아버지가 광주 공군기지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광주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며 광주와의 오래된 연고를 회상하면서 " 5·18광주민중항쟁의 희생과 아픔을 광주의 젊은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고 서울에서 유인물을 뿌리는 시위밖에 할 수 없었다"며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에 괴로웠던 대학 시절의 소회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광주시와 대구시가 맺은 ‘달빛 동맹’, 코로나19로 위기에 내몰린 대구에 병상과 의료진을 지원한 광주의 공동체 정신을 거듭 언급하며 "광주와 대구의 연대의 정신이 가치를 한단 계 높이는 대한민국 세우기에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광주경선 때 지역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한 노무현을 지지함으로써 노무현의 꿈을 믿고 뒷받침한 광주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또 다시 영호남을 갈라 지역주의라는 분열이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밝히며 후보의 출신지에 함몰돼 몰표를 주는 선거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낙연 후보에 대한 호남권의 ‘묻지마 지지’를 경계하며 거듭된 낙선의 시련 속에서도 지역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대구를 지킨 김부겸을 2002년 광주 경선에서 노무현을 선택한 광주의 정신으로 지지해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김부겸 전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약속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번에 선출된 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책임지고, 정권을 재창출하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하며 "대표가 되면 민주당의 저변을 넓히고, 이를 통해 민주정권을 재창출해 대한민국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역할에 온 힘을 다하는 책임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홍영표, 우원식 의원의 후보 사퇴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두 분의 사퇴 의미 또한 당을 위하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고심의 결단이다"고 의미를 해석하며 "두 분이 사퇴로 말하고 있는 대의를 화두로 삼고 당 대표 선거에 임하겠다. 근일에 만나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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