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형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일시적으로 석방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모친의 발인식을 마치고 장지로 이동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
"철천지원수 간에도 상을 당하면 조의를 표하는데"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정의당을 향해 "왜 이리 가혹한가"라며 날을 세웠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상에 조화를 보낸 문재인 대통령을 엄호하고 나선 것이다.
하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당 참 못됐다"며 "안 전 지사가 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정치적 동지였던 사람에게 문 대통령이 최소한의 슬픔을 나누는 게 인간적 도리"라고 적었다.
하 의원은 "철천지원수 간에도 상을 당하면 조의를 표하는데 안 전 지사 모친상에 조화 보냈다고 비난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며 "더욱이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김정일이 죽었을 당시 우리 정부 차원에서 조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십만 북한 주민을 정치범수용소에 가둬 죽이고 연평도 폭격과 천안함 폭침으로 우리 국민과 청년 장병들의 목숨까지 빼앗아 간 반인륜 범죄자의 죽음에는 애도를 주장하고 안 전 지사 모친상에는 조화도 못 보내게 하는 건 도대체 무슨 기준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안 전 지사가 반인륜 범죄자인 김정일보다 못하다는 건가. 정의당의 상중 악담은 고인을 욕보이는 것"이라며 "자중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형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일시적으로 석방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모친 발인을 마치고 장지로 이동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
앞서 정의당은 전날 논평을 통해 안 전 지사의 모친상 빈소에 조화를 보낸 문재인 대통령 등 정치권을 향해 "무책임한 판단"이라고 쏘아붙였다.
정의당은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대법원에서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안 전 지사 빈소에 여권 정치인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조화와 조기를 보내고 있다"며 "민주당 대표, 원내대표, 대통령 직책을 내걸고 조화를 보낸 행동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 전 지사 사건은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일어난 성폭력 사건으로 정치 권력과 직장 내 위력이 바탕이 된 범죄"라며 "정치 권력을 가진 이는 모두가 책임을 통감했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반성의 의지를 표했는데 오늘의 행태는 정말 책임을 통감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내 페미니스트 모임인 '국회페미' 역시 "정부와 정당, 부처의 이름으로 조의를 표해서는 안 된다"며 "안희정 씨는 더 이상 충남지사가 아니다. 정치권은 안 씨가 휘두른 위력을 형성하는 데 결코 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은 이번 일이 마치 안씨의 정치적 복권과 연결되는 것으로 국민이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발언과 행동을 주의해야 했다"며 "직위와 소속을 오용으로 조의를 왜곡한 일부 조문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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