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 "최숙현 사건 낱낱이 밝히겠다"…피해 동료들 '눈물'
입력: 2020.07.06 17:17 / 수정: 2020.07.06 17:17
6일 오전 열린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고 최숙현 선수의 전 감독과 선배 선수들은 사죄할 마음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사건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소리쳤다. /국회=배정한 기자
6일 오전 열린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고 최숙현 선수의 전 감독과 선배 선수들은 "사죄할 마음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사건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소리쳤다. /국회=배정한 기자

고 최 선수 부모·피해 동료 문체위 출석…장윤정·김도환 "사과 안 해"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사건과 관련한 문체위 긴급 현안질의에 최 선수 부모와 피해 동료와 함께 회의에 나선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김도환 선수를 향해 "제가 의원 생명을 걸고 모든 걸 밝힐 거다. (여러분) 여기 왜 왔나. 울분을 토할 일이다. (여기) 가족이 다 있다"며 "제가 이 사건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 오전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가 한장 진행되던 중 이 의원과 고 최 선수의 부모, 김 감독과 다른 선수들로부터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한 동료들이 나타났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 총감독 출신인 이 의원은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피해 동료들의 입장을 담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이 의원은 "중간에 참석해서 죄송하다. 10시에 기자회견 하고 가족들과 같이 의원실에서 중계를 보고 있었다"며 "그런데 너무 화가 난 부분이 감독과 선수들이 잘못을 뉘우친 바가 없어서 직접 참여해 사과 받아야겠다고 했다. 저에게 잠깐 시간을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도종환 문체위원장은 "지금은 의사진행 발언을 한 거고, 질의시간은 순서에 따라 두 분 하고 난 뒤에 주겠다"고 했다. 이 의원이 "지금 피해자들과 같이 있기 때문에 제가 빨리 하고 가는 게 낫지 않느냐"고 묻자 도 위원장은 "상임위 의사 진행 절차가 있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이후 질의 차례가 되자 이 의원은 "의원님들 한 가지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고 최숙현 선수는 22살 어린 나이로 누구에겐 자식이고, 누구에겐 동생이고 누구에겐 동료였다. 절대로 이 부분에 대해 본질적으로 흐트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당부했다.

김규봉 감독의 발언에 실망한 피해 선수들과 가족들(오른쪽) /배정한 기자
김규봉 감독의 발언에 실망한 피해 선수들과 가족들(오른쪽) /배정한 기자

이어 이 의원은 팀 감독이었던 김 감독과 장 선수·김 선수를 일으켜 세웠다. 이 의원은 김 감독을 향해 "피해자들과 최 선수에게 혹시 사죄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 감독은 "제 애제자다.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고 지도했던 애제자"라며 "이런 상황 발생한 데 대해서 부모 입장보다 제가 낫다고 말 못하지만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 의원이 재차 '사죄할 건가'라고 묻자 김 감독은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그 부분에서 밝혀지면 그 부분에 따라서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 폭행하고 폭언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인가'라는 질의에도 "제가 말하는 건 감독으로서 선수 폭행이 일어난 것을 몰랐던 부분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그 부분을 사죄드린다"며 관리감독 부분에 사과 입장을 드러냈다.

이 의원은 장 선수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앞서 피해자 동료들은 팀 주장이었던 장 선수가 최 선수와 동료들을 집단 따돌림 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장 선수는 "(폭행한 적) 없다"며 "같은 선수로 마음 아프지만 일단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만 답했다.

김 선수도 '사과할 마음이 있느냐'는 물음에 "사죄할 게 없다. (최 선수가) 죽은 건 안타까운데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사죄할 게 없다"고 했다.

눈물 흘리며 김규봉 감독(왼쪽) 앞을 지나가는 피해 선수(오른쪽) /배정한 기자
눈물 흘리며 김규봉 감독(왼쪽) 앞을 지나가는 피해 선수(오른쪽) /배정한 기자

그러자 이 의원은 격분한 목소리로 "감독님, 선수와 동료 여러분. 동료이자 친구, 후배, 제자가 사망했다. 뭐가 이렇게 당당한가"라고 따졌다. 김 감독은 "당당한 게 아니고, 그 사실을 제가 제일 먼저 듣고 너무 힘들어서 바로 달려갔다. 당당한 게 아니"라고만 했다.

이 의원은 세 사람을 향해 "일단 폭행·폭언 전혀 없고 사죄할 마음이 없다는 건가. 그런가. 제가 의원 생명을 걸고 모든 걸 밝힐 거다. 여기 왜 왔나. 울분을 토할 일이다. 가족이 다 있다"며 "어머니 안 보이나. 눈물을 흘리신다. 원통한 눈물이다. 제가 이 사건을 낱낱이 밝힐 거다"라고 소리친 뒤 회의장을 떠났다.

이 의원 퇴장과 함께 최 선수의 부모와 피해 동료들도 자리를 떴다. 피해 동료 중 한 명은 눈물을 훔치며 현장을 벗어났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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