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북한통' 안보라인 재편…文대통령, 남북·안정성 고려?
입력: 2020.07.04 00:00 / 수정: 2020.07.04 00:00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단행하며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진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대화 교착 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통 인사를 전진 배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단행하며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진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근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대화 교착 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통' 인사를 전진 배치했다. /청와대 제공

남북·북미 교착 타개 의지 반영된 듯…'신구 조화' 얘기도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외교·안보라인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국정원장 후보자와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박 후보자이다. 서 안보실장의 청와대행과 이 후보자의 입각설은 정치권에서 파다했으나 박 후보자는 국정원장 후보군에 없었다. 예상 밖 파격적 발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박 후보자 인선 배경에 대해 "4선 국회의원 경력의 정치인으로 메시지가 간결하면서 명쾌하고, 정보력과 상황 판단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제18·19·20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해 국정원 업무에 정통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남북관계 진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2017년 6월 취임한 이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호흡을 맞춰온 서 후보자를 정 실장 후임으로 지명했고 남북관계 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남북 관계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이 후보자를 택했다.

여기에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하는 등 대북 문제에도 두루 경험이 있는 박 후보자를 '깜짝 발탁'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북한 입장에서 볼 때도 박 후보자는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향후 북한과 접촉 과정에서 탐색전이 필요 없는 즉시 전력감이라는 시각이다.

이번 인사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안보실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임명한 것도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려는 의미로 읽힌다. 임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고, 정 실장도 2018년 3월 초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면담하는 등 비중 있는 업무를 수행해왔다.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서훈(왼쪽) 국가정보원장을 내정했다. 신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는 박지원(가운데) 전 국회의원, 신임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서훈(왼쪽) 국가정보원장을 내정했다. 신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는 박지원(가운데) 전 국회의원, 신임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으로서는 '대북통'을 전진 배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대화 교착 국면이 길어지고 있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또한 최근 북한과 대북 전단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등 남북관계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북미 간의 대화 재개만으로는 더 이상 비핵화를 진전시킬 수 없다"며 "비핵화 대화를 진전시키고 싶다면 북한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 한국도 협상에 참여하는 남·북·미·중의 4자 정상 및 실무 회담을 앞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진전을 위한 측면 외에도 '안정성'을 고려한 인사로 보인다. 인사 면면으로 보면 박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예상 가능했던 새로운 인물은 아니다. 한꺼번에 새 인물로 외교안보라인을 재편해 위험부담을 높이는 것을 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선 '신구(新舊) 조화'라는 얘기도 나온다.

또한 국회 인사청문회의 무난한 통과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즉시 임명할 수 있는 서 안보실장과 달리 박·이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오랜 의정활동으로 여야 의원들과 관계가 두텁다. 2000년 인사청문제도 도입 후 현역 의원 출신이 낙마한 경우가 한 차례도 없는 '의원 불패' 관행도 이어져 오고 있다. 또 두 전·현직 의원 출신은 '보직 변경'이 아닌 처음 기용된 점에서 '회전문 인사' 비판 수위도 낮출 수 있게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가 20명이 넘는 상황에서 후보자의 도덕성 등 논란이 불거진다면 문 대통령은 야당의 정치적 공세와 비판 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벌써 야당은 이번 인사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청와대의 인사 발표 직후 미래통합당은 논평을 통해 "유례없는 '회전문' 인사"라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남북관계 악화의 과정에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었던 서 안보실장과 정 실장의 자리 이동이 최선의 인사였는지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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