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러 갔다 소리를 함부로 내뱉나"…이용수 할머니 등 류석춘 고소
입력: 2020.07.02 11:56 / 수정: 2020.07.02 11:56
송영길 국회 외통위원장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피자해 가족들과 함께 이영훈 교수 등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집필진 및 류석춘 교수를 고소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송영길 국회 외통위원장이 2일 국회 소통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강제징용 피자해 가족들과 함께 "이영훈 교수 등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집필진 및 류석춘 교수를 고소한다"고 밝혔다. /뉴시스

일제 강제징용 두고 '자원해서 한 일' 발언…피해자 유족들 분노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최근 일본 우익 잡지에 "징용 간 사람들 대부분은 돈 벌러 자원해 간 것"이라고 발언한 류석춘 연세대 교수 및 우익 성향 출판물을 발간한 교수들에 대해 이용수 할머니와 피해자 유족 10여명이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

2일 송영길 국회 외통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 10여명과 이들을 대리하는 양태정 변호사가 함께 참여했다. 이용수 할머니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건강 상의 이유로 오지 못했다.

류 교수는 일본 우익 성향 잡지 '하나다' 8월호에 "징용 간 사람들 대부분은 돈 벌러 자원해 간 것이며, 우리의 젊은 여성들이 위안부로 나서게 된 것은 민간의 매춘업자에게 취업 사기를 당해서"라며 "일본의 토지조사사업은 기존의 소유권을 근대적인 방법으로 재확인하여 세금을 정확히 징수하기 위한 기초작업"이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이 전 교수와 이우연 낙성대 경제연구소 연구원 등은 「반일종족주의」 라는 우익 성향 책을 출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이들은 지난 5월 「반일종족주의와의 투쟁」 이라는 책을 펴내 일본 우익 성향 지지자들에게 잘못된 역사 인식을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발언에 나선 일본군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 이윤재 씨는 "어떻게 한국 사람으로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그 교수들이 여기 앉아있다면 얼굴 좀 봤으면 좋겠다"며 "이런 소리를 들으면서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는 "같은 민족, 같은 한국사람으로서 어떻게 피해자들한테 '돈 벌러 갔다' 이런 소리 내뱉을 수 있겠나"라며 "우리 아버지는 시신도 못 찾고 어디서 돌아가신 줄도 모른다. 유족들의 아픈 가슴을 생각하면 그따위 말을 내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 변호사도 "이영훈·주익종·이우연·류석춘 등의 왜곡된 저술은 대한민국의 미래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의 건전한 미래까지도 훼손하는 것"이라며 "동아시아 전체의 미래를 어둠으로 몰아넣는 행위"라고 했다.

그는 이어 "그들로 인하여 지난 백 년간 혼란 속에 반목과 갈등을 거듭해 왔던 한국과 일본 양국의 미래는 앞을 가늠하기 힘든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다시 묻힐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될 거다. 부디 이번 사건을 담당할 사법기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는 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일제 강제노역 정의구현 전국연합회 장덕환 대표, 윤경남 피해자 유족 등은 우익 성향의 발언을 일삼은 교수들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기자회견 후 송 위원장은 "이용수 할머니도 마음을 같이 해주셔서 고맙다"며 "다음주 초에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또 우원식·변재일 등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류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송 위원장은 "연세대 출신 (의원들이) 연대 서명을 해서 서성환 연세대 총장께 강력한 징계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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