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젠더 감수성' 논란 휩싸인 이낙연…정의당 "점잖은 막말"
입력: 2020.07.01 17:09 / 수정: 2020.07.01 17:09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토론회에서 남자는 엄마 되는 경험을 못 해 철이 들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국회=남윤호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토론회에서 "남자는 엄마 되는 경험을 못 해 철이 들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국회=남윤호 기자

"편견에 기대 말을 쉽게 내뱉는 경솔한 행동 그만하길"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당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이 "인생에서 가장 크고 감동적인 변화는,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그 순간이며 남자들은 그런 걸 경험 못 하기 때문에 나이를 먹어도 철이 안 든다"고 발언해 '젠더 감수성' 논란에 휩싸였다.

이 의원은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 재도약의 길' 토론회 강연에서 "인생에서 가장 크고 감동적인 변화는, 이것도 이낙연의 학설이다.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그 순간이며 남자들은 그런 걸 경험 못 하기 때문에 나이를 먹어도 철이 안 든다"고 말했다. 한국의 산후조리 산업이 새로운 한류로 떠오르고 있다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또 이 의원은 '산후조리'를 두고 "중국의 중산층 산모들이 가진 로망 중 하나는 서울의 강남에서 산후조리를 받는 것"이라며 "가장 감동적인 변화 순간에 뭔가 대접받으며 배려받으면서 그 변화를 겪고 싶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의당은 이 의원의 발언을 두고 '점잖은 막말'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이 의원 발언이) '남자는 철이 없으니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지'로 이어지는 현실을 모르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비판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정의당은 점잖은 막말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9일 국회 외통위 회의에 참석한 이 의원. /배정한 기자
이 의원의 발언에 정의당은 "점잖은 막말"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9일 국회 외통위 회의에 참석한 이 의원. /배정한 기자

그는 "출생을 경험한 여성을 우대하기 위해서 한 말일 테다"라면서도 "그러나 출생을 경험한 여성을 우대하는 척하면서 출생과 육아의 책임을 여성에게 모두 전가하며 아빠로서의 역할, 책임, 경험을 경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한 출생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거나 난임인 부부 등 다양한 형태의 삶 역시 배제시킨 발언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산후조리와 관련한 발언에 대해서도 "산후조리를 대접과 배려로 생각했다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산후조리는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다. 출산 후 신체의 모든 기능이 온전치 않기에 쇠약해진 몸 상태에서 산후조리를 잘못하면 우울증, 골다공증, 저혈압 등의 위험부담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변인은 "여성들은 사회적인 편견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산후조리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여성들의 삶에 조금만 관심을 가졌다면 '점잖은 막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혹시라도 '의도하지 않았다',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는 말은 하지 않길 바란다. 핑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정치인은 인권 존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진전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진전시키기는커녕 편견 속에 기대어 말을 쉽게 내뱉는 경솔한 행동은 그만하길 바란다"며 "이낙연 의원의 진심어린 사과와 성찰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앞서 당선인 신분으로 이천 화재 합동 분향소에 방문했을 당시 해결책을 요구한 유족들에게 "현재 관련된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이 의원은 "저의 수양 부족,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공개 사과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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