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원구성 최종 협상' 결국 결렬…'민주당 18개 상임위 독식' 막전막후
입력: 2020.06.29 12:12 / 수정: 2020.06.29 14:33
여야 원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열린 여야 회동. /국회=배정한 기자
여야 원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열린 여야 회동. /국회=배정한 기자

민주당 "예정대로 본회의" vs 통합당 "일방운영"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여야가 21대 원 구성 협상을 두고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미래통합당이 어떤 상임위도 가져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갈 것으로 보여 파문이 예상된다.

29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막판 회동을 열고 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결국 국회는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맡아 책임지고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무엇이 막판 회동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 하도록 했을까. 이날 원내대표 회동은 본회의를 두 차례 미룬 뒤 진행됐다. 여야는 지난 28일 저녁에도 회동했고, 상당히 이견이 좁혀졌다는 분위기에 협상이 타결될 거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 협상은 결렬됐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이날 회동 후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협상에서 합의문에 초안까지 만들었으나 오늘 최종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통합당은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이 오늘 오후 6시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는 것을 전제로 본회의를 7시에 개의한다"고 설명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서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통합당 의사를 저희들이 잘 모르겠다"며 입장을 내놨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 민주당은 원만한 원 구성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많은 협상 과정 있었고 어제 늦게까지 이어진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 민주당은 그동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했다"며 "그러나 오늘 오전 통합당이 거부입장을 통보해왔다. 어제 많은 진전을 이뤘던, 가합의라고 할 수 있었던 안을 통합당이 거부했다. 이로써 통합당과의 협상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9일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 결렬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배정한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9일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 결렬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배정한 기자

그는 "21대 국회, 일하는 국회를 좌초시키고 민생의 어려움을 초래한 모든 책임은 통합당에 있다"며 "민주당은 통합당을 제외한 제정당과 협의해 오늘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국회를 정상가동하겠다. 민주당은 국민과 약속한 6월 국회 회기 내 추경 처리를 위해 비상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통합당이 태도를 바꾼 이유와 관련해 "지금까지 쭉 원 구성 협상 진행상황을 놓고 봤을 때 협상권과 결정권을 달리하는 당의 구조 때문 아닌가 싶다"고 했다.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 몫으로 선출한 뒤 다시 통합당 몫을 배정하는 방안을 두고선 "통합당에서 '오늘 상임위원장을 다 선출하게 되면 어떻게 다시 중간에 돌려달라고 하겠느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우리 당에서는 법사위를 우리 당이 가져오지 못하는 것, 백번 양보를 하더라도 나눠서 하는 것조차 되지 않는 것은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를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연 기자회견에서 "아시다시피 법사위원장은 국회 상생과 협치, 견제와 균형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자리"라며 "그래서 오랫동안 야당이 맡아서 그 역할을 해왔고 그것이 그나마 당론이 지배하는 우리 국회를 살아있게 하는 소금 역할 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1대 개원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은 오랜 관례와 전통을 깨고 법사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빼앗아버렸다"며 "그 상태에서 저희는 후반기 2년이라도 교대로 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그것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원구성 협상 결렬에 대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사위원장을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남윤호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원구성 협상 결렬에 대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법사위원장을 빼앗았다"고 비판했다. /남윤호 기자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제안하는 7개 상임위장 맡는다는 것이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우리가 (다른)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들러리 내지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저희는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저희들이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은 포기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이 오늘부터 일방적으로 국회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과정에서 교섭단체인 우리 통합당과 협의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 이 이후 일방적 진행은 저희들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 자리를 나누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전혀 거부했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질의응답에서 "국회의장께서는 6시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청했고, 저희들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고 했다.

하지만 통합당은 기자회견 직후 상임위원장 명단을 제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박 의장은 예정대로 이날 오후 2시에 본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민주당도 당초 예정돼 있었던 의원총회와 본회의 일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원 구성이 마무리되면 야당 몫 국회부의장을 맡기로 했던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대미문의 반민주 의회폭거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국회 부의장 안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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