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간政談] 이낙연 '여니티콘'에서 文대통령 모습이 보인다고?
입력: 2020.06.27 00:00 / 수정: 2020.06.27 00:00
민주당 전당대회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유력한 주자인 이낙연 의원을 그려낸 여니티콘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5일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이 의원. /이선화 기자
민주당 전당대회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유력한 주자인 이낙연 의원을 그려낸 '여니티콘'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5일 21대 국회 첫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이 의원. /이선화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사찰 칩거' 끝내고 돌아온 주호영…일각선 '주유천하' 비판도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이번 한 주도 굵직한 사건들이 정치권을 떠들썩하게 했는데요. 우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낸 회고록 내용이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것이어서 파장은 상당했습니다.

-곧바로 남북관계 긴장 상황이 고조되던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행동을 전격 보류하는 일도 있었지요. 지난 25일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기념식이 진행됐는데, 70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한반도 대치관계가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또 '사찰 정치'를 이어가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했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추경 처리에 관심이 모아지는 때 국회 상황에 이목이 쏠립니다.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선 대선주자면서 당권주자로 나선 이낙연 의원에 대한 관심이 연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최근 '분위기 메이킹'에 나서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이낙연 의원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여니티콘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모티콘 갈무리·이선화 기자
최근 이낙연 의원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여니티콘'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모티콘 갈무리·이선화 기자

◆'생영감' 이낙연 '여니'로 친근한 이미지 변신 중

-지난 24일 이낙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활동 종료로 위원장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언제 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최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여니티콘'이 화제라면서요.

-그렇습니다. 이 의원 캐리커처로 구성됐고, 애칭인 '여니'를 붙인 이모티콘입니다. 최근 이 의원을 지지하는 인사들이 텔레그램 등 메신저에서 자주 쓴다고 합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해당 이모티콘은 지난 21대 4·15총선에서 캠프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 무료 배포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원래 소소하게 써왔는데 근래에 더 잘 쓰이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마치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이니' 캐릭터를 보는 것 같네요.

-네 문 대통령의 지지층은 아이돌 팬덤에 버금가는 충성도를 보였는데요. 문 대통령을 캐릭터화한 '이니' 이미지를 부착해 판매한 '이니굿즈'부터, 문 대통령이 모델인 기념우표와 타임지 잡지 등이 불티나게 팔렸었죠. '이니짤'과 '이니티콘'도 온라인상에서 공유되면서 젊은 층에 문 대통령의 친근한 이미지를 알리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친근함' 어필을 위한 노력이 이 뿐만이 아닌가 보네요. 이 의원이 자신의 의원실 보좌진 모두의 부모에게 전화도 직접 했다고요.

-네. 지난 주말 보좌진 부모님들께 전화를 돌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의원은 통화로 "의원실에 (자녀분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걱정하지 마시라"는 취지의 감사 안부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보좌진들도 몰랐던 '서프라이즈'였다고 합니다.

-이 의원실 보좌진 A 씨는 <더팩트>에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집에서 의원님한테 전화가 왔다고 해서 그때 알았다. 아버지께선 처음에는 이 의원을 사칭하는 사람인 줄 알고 뜨뜻미지근하게 받았는데 어머니께도 전화가 와서 그때야 제대로 받았다고 하시더라"라며 "보통 (의원분들이 부모님께 감사 인사 등) 신경을 안 쓰는데 전화해주시니 부모님들께서도 남다르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좋고 반가우셨던 것 같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의원실에 대구 출신 비서도 1명 있는데 그분 부모님은 '(이 의원님이) 대구에서도 인기가 좋다'고 얘기하셨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이 의원은 지사와 총리 시절 때부터 주변에 엄격해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별명이 있는데요. 확실히 취재진도 이 의원의 풍채와 아우라를 보고 움찔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여니티콘 속 '여니'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실제로 사석에선 '아재개그('언어유희'를 이르는 신조어)'를 해서 분위기를 띄우곤 한다는 후문입니다. 정치권은 이 의원의 출마 선언 시기를 이르면 다음 주 초반, 늦으면 후보 등록일인 다음 달 22일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 의원이 공식 등판하면 거대 여당의 새 얼굴을 뽑기 위한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 25일 사찰 칩거를 마치고 국회에 복귀해 원 구성 협상에 나선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지난 25일 사찰 칩거를 마치고 국회에 복귀해 원 구성 협상에 나선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사찰 칩거' 끝낸 주호영…일각선 '주유천하' 비판도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9일간의 '사찰 칩거'를 끝내고 25일 국회로 복귀했습니다. 주 원내대표가 국회를 떠난 명분이었던 원 구성 논란은 복귀 후에도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되는 분위기입니다. 당사자는 어떤 입장인가요?

-네, 지난 16일부터 전국 사찰을 떠돌던 주 원내대표는 24일 서울로 돌아와 그간의 칩거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말이 좋아 원 구성 협상이었지, 거대 여당의 횡포와 억지에 103석 야당으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어 무력감을 가졌다.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어떻게 저항할 것인가 고민이 길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고민의 답은 찾은 건가요?

-주 원내대표가 복귀하면서 내놓은 원 구성 관련 메시지는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직을 모두 갖고, 향후 국회 운영의 전적인 책임을 지게 한 뒤 정부여당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겠다는 것입니다. 연장선에서 주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고 민주당 주도 국회 운영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상임위원 명단 제출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당내 특위 등의 활동으로 국회 내에서 대여,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3차 추경안 처리 등 시급한 현안이 많은데, 제1야당 원내대표가 장기간 자리를 비워 시간만 끌었다는 비판도 민주당 쪽에서 나왔죠?

-그렇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통합당의 꼼수와 시간끌기'라고 규정하면서 국회 정상화에 조속히 협조할 것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지난주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게 없는데요, 민주당 한 의원은 "주 원내대표가 주유천하를 하면서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다른 생각은 무엇을 말하는 거죠?

-대구가 지역구인 주 원내대표는 5선 의원, 특임 장관 등을 역임한 화려한 정치 경력에 비해 사실 인지도가 그리 높은 정치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칩거 기간 지속적으로 언론에 회자되면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는데요, 이번 기회에 주호영식의 리더십을 보수 지지자들에게 선보이면서 보수 진영의 잠재적 대선후보군 중 한 명으로 떠오를 계기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해당 의원은 "주 원내대표의 꿈이 커지는 만큼 국정은 멍들고 있다"는 평가도 내놨습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논란에 청와대도 격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AP·뉴시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논란에 청와대도 격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AP·뉴시스

◆북한 문제만 터지면 '꼭꼭 숨어라'?

-이번 주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논란과 북한 문제로 시끄러웠습니다. 청와대 분위기는 어땠나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이 알려지면서 말이 많았죠. 북미 간 비핵화 과정에서의 비화 등이 폭로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볼턴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비핵화 구상을 겨냥해 '조현병 환자 같은(Schizophrenic) 생각들'이라고 비유해 논란이 됐습니다.

-청와대가 한 개인의 일방적 주장에 대해 나설지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결국 청와대는 22일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별도로 카운터파트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청와대가 발끈한 것으로 보아 상당히 불쾌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입니다.

-탈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았던 북한이 돌연 태도를 바꾼 것도 이번 한주의 이슈였죠. 북한은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대남 군사행동을 전격 보류했습니다. 우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갈수록 심각해졌던 남북관계인데, 북한의 태도 변화는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북한은 이달 초 금강산과 개성에 군대를 전개하고, 비무장지대 GP 설치,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등 네 가지 군사행동을 예고했는데, 김 위원장이 보류한 겁니다. 일단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은 피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날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 보류 방침이 알려진 뒤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북한의 의도와 동향 등을 파악하는데 집중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청와대가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 관심사이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기자들과 만남은 없었습니다.

-청와대의 잠행을 예상했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청와대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를 비난했을 때도 말을 아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까닭입니다. 청와대가 북한 문제만 터지면 꼭꼭 숨는 것 같다는 지적이 왠지 와닿았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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