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말 안 듣는 검찰총장"…與 법사위도 '검찰·법원' 때리기
입력: 2020.06.26 00:00 / 수정: 2020.06.26 00:00
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모두 강력한 검찰, 사법개혁을 주장하는 강경파들로 구성됐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모습. /배정한 기자
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모두 강력한 검찰, 사법개혁을 주장하는 '강경파'들로 구성됐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모습. /배정한 기자

야당과 강경 대치 예고…김종인 "법사위 행태 민주주의 국가 의심"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한명숙 전 총리 사건 재심 건, 김경수 특검 수사 조작 의혹 등을 두고 한쪽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거대 여당의 '검찰·법원 때리기'라는 비판 속에서 20대 국회 때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 재선 A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최근 한 전 총리 사건 진정 수사 배당을 둘러싼 검찰-법무부 불협화음에 대해 "그런 업무 처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과 가까운 검사들, 특수 라인 검사들을 감싸기 한다는 오해를 받을 만한 상황"이라며 "법무부에서 좀 더 엄정하게 처리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 김 지사 재판 과정에서 드루킹 특검 수사를 반박하는 증언이 나왔다며 조작 의혹까지 꺼내든 데 대해서도 "재판에서 나온 결과를 보면 특검에서 알리바이라고 했던 게 행적이 안 맞다. 무리하게 수사한 것이라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최근 재판에서 나온 증언이 상당히 의미 있을 것 같다"라고 공감 의사를 표했다.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윤 총장 사퇴론에 대해선 "본인이 사퇴하면 모를까 그걸 정치권에서 나가라 마라고 할 필요가 없다"라며 "윤 총장이 검찰개혁의 주체로서 검찰을 개혁하는 데 앞장서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이고, 그건 지적해야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법사위 소속 B 의원도 한 전 총리 수사 진정 사건 배당 관련해 "강압수사 쪽으로 본다면 인권부가 담당할 수도 있지만, 수사 과정이 비정상적이었다면 감찰부 쪽에서 할 수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것 같다"라며 "저는 전체적으로 보면 증인을 만들어냈다든지, 신빙성을 왜곡시켰다는 측면에서 수사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사 담당 부서가 같은 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감찰부 쪽에 가깝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일각의 윤 총장 비판 목소리에 대해 "어떤 과정이 통상적이지 않은 게 맞다고 봐서 이에 대한 의문 제기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지난 20대 국회 때 금태섭 전 의원처럼 21대 법사위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9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는 금 전 의원. /
지난 20대 국회 때 금태섭 전 의원처럼 21대 법사위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9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는 금 전 의원. /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은 윤 총장이 한 전 총리 진정 사건을 대검 감찰부 대신 인권감독관에게 배당한 데 대해 "그 자체로서 감찰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며, 자신의 측근을 살리기 위한 '꼼수 배당'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의 감찰 중인 사건에 대한 배당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조만간 대표발의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B 의원은 "사건을 관장하는 건 총장 권한이다. (이번 건으로) 총장의 배당권 여부를 문제 삼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민주당 법사위 위원들은 원 구성에 반발하고 있는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연이어 법원과 검찰 때리기에 열을 올린 바 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한 전 총리가 1심에선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선 유죄로 뒤집힌 것 등을 집중 추궁했고, 지난 18일 회의에선 윤 총장이 한 전 총리 재심 사건 관련 진정을 인권감독관실에 배당한 것은 '항명'에 해당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법사위원들의 이 같은 강경한 모습이 예견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당 지도부가 법사위에 법조인 출신 강경파를 전면 배치했기 때문이다. 박주민·백혜련·송기헌 의원 등 재선 의원이 20대 국회에 이어 법사위를 지키고, 초선 중에선 '사법 개혁'을 부르짖었던 김남국·김용민 의원, 양승태 대법원 시절 '사법 농단'을 고발에 앞장섰던 최기상 의원, 고검장 출신 소병철 의원 등이 투입됐다. 반면 조국 사태와 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피력했던 조응천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로 빠진 것이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을 겨냥해 최근 법사위에서 진행되는 행태를 보면 과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국가 원칙으로 삼으려는 하는 나라인가 의심하게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새롬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을 겨냥해 "최근 법사위에서 진행되는 행태를 보면 과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국가 원칙으로 삼으려는 하는 나라인가 의심하게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새롬 기자

이에 정치권에선 20대 국회 때 역시 검찰개혁 관련 당론과 결을 달리하며 비판 목소리를 내온 금태섭 전 의원 같은 인사가 없어 문재인 정부의 '검찰·사법 개혁' 속도는 내겠지만, 다양한 목소리는 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면 미래통합당 등 야당은 "재판부가 판단할 일에 왜 여당 인사들이 달려드느냐"며 여당이 수사·재판에 관여해 사법 체계를 뒤흔들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을 겨냥해 "최근 법사위에서 진행되는 행태를 보면 과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국가 원칙으로 삼으려는 하는 나라인가 의심하게 된다"라며 "제발 좀 정치권에서 쓸데없는 언행을 삼갔으면 고맙겠다"고 했다. 통합당에선 이날 한 전 총리 사건 관련 국정조사를 추진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어, 21대 국회 법사위에서 여야의 강경 대치가 예상된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5일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주최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에서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을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하라고 지시했는데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게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해) 보라고 하며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윤 총장을 겨냥했다.

이어 "(윤 총장이)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해서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또, "대검찰청법에는 재지시가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아침에 샤워하면서 '재지시를 해야겠구나'고 결심했다"며 "이후 회의를 소집해 '재지시 하세요'라고 말했다"며 "이런 지시를 하니까 '장관이 엄청 화가 나서 재지시를 내리겠다고 한다'고 (직원이 검찰에) 전했다. (재지시는) 검찰사에 남는 치명적 모욕이지만, 그날은 재지시로 압박하며 수습돼 좋게 넘어갔다"고 강조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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