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왼쪽)가 사찰 칩거를 끝내고 25일 국회에 복귀했다.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주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 국회 운영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독자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예고했다. 주 원내대표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
민주당 주도 '국회 운영' 협조 거부…통합당 '독자 활동' 예고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된 것에 반발해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국회를 떠났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 복귀했다. 하지만 민주당 주도 국회 운영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주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 재신임 안건은 만장일치를 뜻하는 박수로 의결됐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여러 부족한 점이 많은데 재신임을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민주당에서 연락하고 만나려고 해서 (사찰을) 옮겨 다닌 것이고 마지막에는 제가 있는 곳이 노출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오게 된 사정이 있다"고 칩거 생활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희 입장은 통합당 없이도 (민주당이) 마음껏 국회를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해 보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야당 의원으로서 책임을 방기하지 않겠다. 몽니 부릴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주 원내대표는 국회 상임위원 배정 명단 제출과 관련해 "상임위 배정을 잠정적으로 해서 저쪽(민주당)이 배정표를 제출해 달라고 하는데 그럴 수는 없다"고 거부했다. 민주당 주도 국회 운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대신 통합당은 내부에 설치한 외교안보특위처럼 별도의 특위를 구성해 국회 내에서 활동할 방침이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기본소득과 향후 국회 운영 문제에 대한 자유로운 발언이 나왔다"며 "우리 입장은 18개 상임위원장을 서둘러 임명하라는 게 아니고 여당이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니까 마음대로 해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주 원내대표는 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는 '분식 평화', '위장 평화' 쇼에 대한 국민의 의문에 제대로 설명하고 답해줄 의무가 있다"며 "참으로 의아스럽고 실망스러운 여러 행태들이 회고록에 나와 있는데 성실한 답변이 없으면 국회 차원에서 필요한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국정조사 추진을 예고했다.
주 원내대표가 국회 복귀 직후 독자적 활동을 예고하면서, 거대 여야는 당분간 한 지붕 두 가족처럼 국회 내에서 제각각 활동하면서 서로를 비판하는 정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sense83@tf.co.kr